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누적 회복자 숫자로 ‘꺾이는 시점’ 예측 가능
- KAIST 이광형 교수 연구팀, 전염병 확산 관련 컴퓨터시뮬레이션 연구결과 논문 게재
- 회복자로 인해 전염병 확산경로가 차단되면서 감염자 수 감소하는 전환점 도달
- 최악의 감염병도 1일 접촉자 7명 이하면 안전

미 감염자, 감염자, 회복자 수의 시간에 따른 변화와 VRTP. 감염자 그래프가 꺾이는 점을 알고 싶지만, 사전에는 알지 못하지만 회복자 커브가 VRTP에 도달하면 꺾일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같은 감염병도 반드시 감염자 수가 감소하는 전환점이 존재하며 회복자 수 측정으로 통해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9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바이오및뇌공학과 이광형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하고 당시 지도 학생이었던 바이오브레인 김기성 대표가 제1저자로 참여한 ‘복잡계 네트워크를 이용한 감염병 확산예측 모델연구’ 주제의 논문을 2017년 5월 국제학술지 ‘BMC 바이오인포매틱스’18호에 게재됐다.

이광형 교수는 지난 2015년 5월 우리나라에 첫 감염자가 발생한 메르스 사태 직후 ▷감염병이 돌기 시작하면 전체로 확산되는지 ▷어느 시점에서 그 기세가 꺾일 것인지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은 과연 인류사회를 몰락시킬 것인지 ▷창궐하다가 언제 사라질 것인지 등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는 2012년 4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발생한 급성 호흡기 감염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5월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186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이광형 교수 연구팀은 전염병의 확산은 감염성·지속성(회복성)·사회구조 등 3가지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감염성’은 인간의 자체 감염력 정도와 병원체 특성, 접촉 여부 등에 의해 차이가 있다. ‘지속성’은 인간의 자체 면역으로 회복되는 능력으로 감염 이후 잠복기를 포함해 완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미 감염자는 감염률에 의해 감염자가 된 후 지속기를 거쳐 회복자가 된다. ‘사회구조’는 한 사람이 단위 시간당 접촉하는 사람의 숫자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우선 감염병에 노출된 사회(구조·인구)를 나타내는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 네트워크에는 대상 인구와 평균 접촉자 수를 표현하고, 실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회를 표현하기 위해 접촉자 수를 변화시켜 감염병의 확산 추세를 관찰했다. 이는 감염성과 지속성 등 고유 특성의 감염병이 등장한 이후 네트워크에서 어떻게 확산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초기에는 감염자 수가 증가하다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전환점이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 전환점을 VRTP(Value of Recovered at Turning Point)라 정의하고, 감염병의 기세가 ‘꺾이는 시점’으로 해석했다. 결론적으로 특정 감염병이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더라도 반드시 전환점은 존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이를 회복자가 전염병으로부터 회복되거나 사망으로 인해 전염병 확산경로가 차단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연구팀은 감염자의 ‘VRTP’의 선행지수는 ‘누적 회복자’임을 알아냈다. 누적 회복자 숫자는 언제나 측정가능하기 때문에 선행지수로 사용할 수 있다.

일례로 어떤 감염병이 감염률 33%, 지속기간 7.6일이고, 평균 접촉자 수가 20명이면, 누적 회복자 비율이 17.35%일 때 꺾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감염률이 33%, 지속기간이 7.6일이고, 평균 접촉자 수가 10명이면, 누적 회복자 비율은 16.53%일 때 꺾인다. 이상과 같이 감염병의 특성과 사회구조가 주어질 경우 기세가 꺾이는 점을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또 최악의 감염병이라도 회복자 누적 수가 네트워크 인구의 27%가 되는 시점에서 꺾인다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새로운 전염병에 의한 인류 생존의 위협 여부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어떤 조건의 감염병이 인간에 가장 위험한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감염병의 특성(감염률·지속시간)과 네트워크 구조의 특성에 변화를 주면서 시뮬레이션을 했다. 연구팀은 ▷감염률이 높고 지속시간이 길며, 치사율이 100%인 감염병이 가장 위험 ▷어떠한 감염병이라도 접촉자 수를 하루평균 7명 이하로 줄이면, 전체를 감염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광형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어떠한 감염병도 확산이 꺾이는 점이 항상 존재한다는 점과 또 그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일 평균 접촉자 수를 7명 이하로 줄이면 인간은 어떠한 감염병으로부터도 안전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