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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젓하게 걸으며 무기력 털기…뜻밖 ‘봄의 어리광’을 만나다
도시 둘레길 조용한 산책으로 면역력 높이기
다대포해수욕장서 아미산 전망대·화손대…
국제관광도시 부산…겨울바다 뽐내는 ‘몰운대 길’
개항의 역사·문화 만나는 ‘인천둘레길 12코스’
핫플레이스 송월동 동화마을서 동심 만끽
걷는 재미 솔솔…서울둘레길 ‘용마·아차산 코스’
157㎞ 서울 순환코스 중 최고 전망 자랑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화성 성곽길
전통시장서 즐기는 순대국 한그룻의 위안…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풀기가 쉽지 않다해도, 방에만 내내 있는 것은 해빙기 내 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N95 마스크’를 착용하는 바람에 호흡이 약간 불편해도 ‘호젓하게 걷기’ 나들이는 경자(庚子)해 워밍업을 위해 필요한 필수 웰빙이다.

걷기를 통해 기초체력과 면역력이 좋아지고, 엔도르핀, 세라토닌, 도파민 등 좋은 호르몬을 축적해 두면 웬만한 감염증이 침노하지 못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행을 추천하기 어려운 시기이기에 도시의 호젓한 길을 소개할까 한다. 멀지 않은 조용한 산책길을 걸은 뒤 따뜻한 국물 한사발을 들이킨다면, 내 심신의 방어력은 커질 것이다.

부산 해안누리길 중 가장 호젓한 곳으로 평가받는 서부산 초입 몰운대길과 다대포 전경. 인근 아미산 전망대에 오르면 조각섬과 풀등, 을숙도, 가덕도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부산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거듭날 기회를 잡았다. 광역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국제관광도시로 선정된 것이다. 하지만, 때가 때인지라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자제한채 전략 수립에 진력하는 상황이다.

부산에 갈 곳도 많지만, 서부산의 초입이라 할 수 있는 사하구 몰운대 길은 호젓하게 걷기에 좋다.

해안누리길 몰운대길은 차분한 겨울 바다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다대포해수욕장역에서 시작된다. 길은 부산에서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몰운대 유원지로 연결된다.

다대포에서 조금만 북서쪽으로 이동하면, 을숙도·대마·백합·맹금머리 모래섬·장자·신자·진우·눌차도 조각섬들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아미산 전망대가 있다. 어수선한 상황이 정리되면 서부산 낙동강변 대저공원에는 축구장 63배의 유채꽃밭이 노랗게 물들 것이다.

노을정 휴게소(낙조대)와 꿈의 낙조 분수대, 다대포 해수욕장 입구를 지나면 몰운대를 만나고 자갈마당과 전망대, 화손대에 오르게 되는 이 걷기 코스는 4.2㎞ 밖에 안된다.

인천은 국제관광도시를 정하는 결승전에서 아깝게 2위에 머물렀지만, 세계적인 항구도시로서 손색이 없다.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거의 끊긴 상황이라, 개항장 근처가 다소 여유롭다. 인천광역시 중구를 지나는 인천둘레길 12코스는 근대 개항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길이다. 인천 최초의 천주교회인 답동성당을 비롯해 조계지, 홍예문, 그리고 개항 이후 인천항 관련 유적지가 차례로 등장한다.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송월동 동화마을도 만난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송현동 순대골목, 닭강정으로 유명한 신포국제시장 등 먹거리가 풍부한 점도 강점이다. 동인천역에서 내려 중앙시장을 지나면 박경리의 신혼초 생활 근거지였던 배다리사거리 일대를 만나게 된다. 배다리 마을엔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한 한미서적도 있다. 이어 답동성당, 신포시장, 홍예문을 지나, 자유공원을 거닐고, 송원장로교회, 개항박물관, 제물포구락부를 거치게 된다. 볼거리, 먹거리가 참 많은데 5㎞ 밖에 안된다.

서울은 많은 곳에 사람이 북적이지만 그래도 서울둘레길 2코스 용마·아차산 코스은 호젓한 축에 속한다. 땀방울 대비 성취감 즉, 가성비도 높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오르면 땀이 채 나기 전에 화려한 서울 도심이 눈앞에 그려진다.

서울 아차산 전망대 가는 길

해발 300m의 낮은 산이지만 주변에 산이 별로 없다 보니 홀로 우뚝 서 있는 모양새이다. 높지는 않지만 능선은 제법 길게 이어져 힘들지 않게 걷는 재미가 있다. 건강한 풀은 벌써 낙엽사이로 고개를 내민다.

걷다보면 아차산이 용마산으로 이어진다. 용마산은 서울의 안과 밖을 돌며 이어지는 157㎞의 순환코스인 서울 둘레길 중,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용마, 아차산 주변은 서울인데도 시골느낌이 조금 난다. 음식 역시 수수하고 구수하다. 광나루역 근처 매콤한 육개장 식당들이 온기를 불어넣는다.

코스는 서울-경기 경계를 넘나드는데, 화랑대역에서 출발해 중랑캠핑숲, 구릉산, 망우산을 거쳐 용마산, 아차산으로 이어지고, 그 반대의 코스도 정감은 같다. 12.6㎞.

수원 화성은 입구만 좀 사람들이 있을 뿐, 워낙 걸을 길이 다양해 선택하기에 따라서 호젓한 걷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수원팔색길 화성 성곽길 중 장안문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꼭 그러지 않아도 진입할 곳은 많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화성 안팎를 구경하는데 2시간 정도 걸린다.

수원 화성길 곳곳에 있는 전통시장의 순대국

팔달문 근처 지동시장, 팔달문시장, 영동시장 등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시식하듯 즐기면 걷기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

보통, 장안문~화홍문~창룡문~팔달문시장~영동시장~못골시장~미나리광시장~팔달문~팔달산~서장대~화서문~화서공원~장안문의 코스를 걷는데, 어디로 진입해서 어디로 나올지는 걷기 여행자의 취향과 컨디션에 따라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다. 풀코스를 걷는다해도 5.1㎞에 불과하다.

동쪽 부산 반대편 남파랑길의 서쪽 끝지점인 목포의 유달산은 알고보면 꽤 긴 능선길을 갖고 있다. 노적봉에서 정자까지만 오르면 끝인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산을 휘감아돌고 오르막, 내리막 길을 걸으면 무려 6.3㎞나 된다.

유달산 정자

노적봉에서 1등바위로 향할 때 처음 맞는 이순신 장군 동상은 약간 삐딱하다. 낮게 뻗은 손짓으로 뭔가 메시지를 주는데, 대체 무슨뜻일까 생각하다보면 첫 정자 대학루에 이른다. 세마리 학이 돌아오기를 기다리지만 그 세마리는 이미 삼학도에 안착했다. 그래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삼학도를 내려다 본다.

산 언저리의 조각공원, 여러 문화유적 그리고 경승지들을 선형으로 엮어낸 순환형 걷기여행길로 유달산 주차장에서 달성사, 조각공원, 어민동산 낙조대 등을 거쳐 출발지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구성돼 있다.

이 걷기여행길은 대학루 옆 오포대에서 내려다보는 목포항, 삼학도의 풍경, 유달산 정상에서 보는 목포대교, 고하도 전경 등 여러개 선물을 준다. 이난영 노리비엔 여전히 눈물이 적혀있지만, 요즘 이곳 사람들은 목포의 기쁨, 목포의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내 심신의 방어력, 면역력을 키우면서 호젓하게 걷는 나들이길 정보는 문체부, 한국관광공사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채워나가는 ‘두루누비(durunubi.kr)’에 잘 나와있다. 함영훈 여행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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