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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한교민 이송 박대성 경위 인터뷰] “방진복, 온몸 가리니 졸음이…안전위해 마스크 벗고 운전”
김포공항→경찰인재개발원 이동
“공무원으로 해야 할 일 했을 뿐”

“창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방진복으로 온몸을 가리고 있으니, 졸음이 오더라고요. 졸음이 올 때마다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제 건강보다)승객들 안전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기 수원 남부경찰서 영통지구대 소속으로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이틀 동안 중국 우한(武漢) 교민 이송 업무를 맡은 박대성(52) 경위. 박 경위는 1·2차 교민 이송 완료 후에 가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별일 아니다. 공무원으로서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말을 거듭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박 경위는 2호차를 몰고, 이틀간 우한 교민 총 30명을 격리 장소인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이송했다. 그가 교민들과 함께한 시간은 모두 5시간이 넘는다.

박 경위는 “방진복을 입고 운전을 해야 되는 상황이었다”며 “운전을 하다 보니까 얼굴을 다 가린 채로는 안되겠더라”고 했다. 이어 “창문도 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안전 운행이 먼저였다. 졸음이 올때마다 마스크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송 업무를 맡지 않겠냐’는 상사의 연락이 온 것은 지난달 29일 오후다. 그는 “‘할 사람이 없으면 제가 하겠다’고 답했다”며 “아무 일 없을 거라는 생각에 그렇게 결정을 했는데 주변 동료들이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 말했다.

박 경위는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하나둘씩 내려오는 우한 교민을 지켜보면서 상황을 실감했다고 한다. 그는 “항공기 문에서 내린 사람들이 줄을 지어 오는데, 끌려가는 사람들 같더라”며 “착잡한 표정이었다. 그 전까지는 크게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사람들을 보니까 내가 중책을 맡았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그러나 박 경위는 담담하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했다. “보람된 일을 하니 개인적으로 좋은일도 생기더군요. 환자 이송 중에 전화가 왔는데 못 받았습니다. (올해)스물여섯 된 딸의 전화였죠. 저녁에 전화하니 입사가 최종 확정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인터뷰를 끝낸 박 경위가 웃으며 전해 준 말이었다. 박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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