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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 코로나 초비상] 건강관리의 ‘역설’…다중이용시설 기피증
큰맘 먹고 시작했지만 불안
“수영·헬스 모두 포기했어요”
전문가들도 ‘이용주의’ 당부

직장인 박선영(27) 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건강관리를 위해 새해 큰맘을 먹고 등록한 필라테스 강좌 때문이다. 70여 만원(30회 수업 기준)의 비싼 수강료를 생각하면 ‘어떻게든 수업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지만, 연이어 쏟아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뉴스가 학원으로 향하는 발길을 막는다.

박 씨는 “필라테스 수강권에 만료 기한이 있어 괜히 마음이 조급해진다”면서도 “그래도 병에 걸리지 않는 게 우선 아니겠느냐”고 했다.

지난해부터 수영에 재미를 붙인 직장인 신모(33) 씨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혹시나 수영장 ‘물’을 통해 병에 걸릴까 봐서다. 신 씨는 “집에 어린 아이가 있어 특히 더 불안하다”며 “당분간 운동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3일 오전 현재 국내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가 15명으로 늘면서 헬스장, 수영장, 목욕탕 등 공동 위생 시설에도 비상이 걸렸다. 평소에는 ‘건강’과 ‘자기관리’를 상징하는 공간이었지만, 이제 ‘제1 기피 공간’으로 전락했다. 좁은 공간에서 수십 명이 함께 활동을 하는 데다 물이나 땀, 침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확산하면서다.

박 씨는 “뉴스를 보니 코나 입 말고도 눈 점막을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다고 한다”며 “헬스장이나 필라테스는 함께 운동하는 옆 사람과 간격도 좁은 편이라 더 걱정된다”고 했다. 신 씨 역시 “수영 특성상 운동 후에는 공동 샤워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며 “벌거벗은 상태로 여러 사람과 마주쳐야 하니 불안감이 더욱 커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루머 탓에 대중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도 일부 있지만,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자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부 대중의 걱정과 달리)물과 땀은 바이러스 감염과 상관이 없다”면서도 “치밀한 접촉을 하면 전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좁은 공간을 공유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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