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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장도, 교회도 ‘텅텅’…‘군중포비아’에 빠진 사람들
‘신종 코로나’ 확진자 수 급증세에
주말극장 관객 3분의 1토막
공연장 등 인파 몰리는 곳 기피
지자체 공공시설도 잇단 운영중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으로 극장, 교회, 박람회, 스포츠 경기장 등 사람들이 밀집하는 곳을 기피하는 ‘군중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정됐던 관련 행사의 개최, 운영 등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주말(1~2일) 영화 관객수(69만여 명)는 설 연휴가 꼈던 전 주말(250만여 명) 대비 3분의 1토막이 났다. 신종 코로나 5·12번째 확진자가 각각 영화를 관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화관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 관계자는 “영화 관객 수는 콘텐츠의 영향을 크게 받긴 하지만, 현재 대작 상영에도 신종 코로나 영향을 받아 관객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공문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주 각 영화관에 공문을 보내 직원 교육, 소독 강화 등을 당부하면서 신고센터, 연락망, 보건담당 설정 등 신종 코로나 관련 핫라인 개설을 요청했다.

극장 외에도 공연장, 교회, 박람회, 문화강좌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모두 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로 방역을 강화하고 공연·전시 예매 환불수수료를 전액 면제키로 했다. 세종문화티켓을 통해 예매한 공연·전시 행사 중 오는 9일까지 행사가 이에 해당한다. 신종 코로나 3번 확진자가 방문했던 서울 종로구 명륜교회는 현장 예배를 중단하고 영상 예배로 대체했다.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는 홈페이지에 ‘최근 중국을 방문했거나 발열이 있는 분은 교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예배를 대신해 주시기 바란다’는 공지를 올렸다. 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의 한 교회를 찾은 신도는 “웬만한 이슈에는 끄떡없는 것이 종교의 특성이지만, 최근에는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국제 반도체 산업 박람회인 ‘세미콘 코리아 2020’는 전면 취소됐다. 전시회를 주최하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함에 따라 행사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각 지자체의 공공시설 중단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했던 서울광장·노들섬의 스케이트장은 지난달 조기 폐장했다. 서울시는 당초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은 오는 9일, 노들섬은 오는 16일까지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신종 코로나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 증가에 따라 이 같이 결정했다. 영등포구는 오는 16일까지 체육관, 운동장 등 공공시설 60곳 운영을 중단한다. 이번에 중단되는 시설에는 제1·2스포츠센터, 문화원·문화재단의 서예교실 등 자치회관 프로그램 166개, 체력단련실(헬스장) 17곳, 도서관·독서실 11곳 등이 포함됐다.

겨울철 대표 실내 스포츠인 프로배구와 프로농구도 홍역을 치루고 있다. 손 소독제·마스크 비치와 경기장 입장 전 발열 여부 측정이 일상화됐으며 하이파이브와 팬 사인회 등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여자 프로배구 경기의 경우 치어리더도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기도 했다.

한국배구연맹 관계자는 “경기가 열리는 지역에서 감염 확진자가 나오면 무관중 경기를 벌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홈 팀 경기장에서 감염 확진자가 출현하면 상대 팀 경기장으로 옮겨 경기를 치르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프로농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리그 중단을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확진자가 늘어나는 등 사태가 커진다면 검토해 볼 문제”라고 했다. 중국 프로농구는 전면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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