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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한 폐렴 초비상] 美·日은 오늘 전세기 띄우는데…한국은 ‘일러야 30일’
정부, 우한 거주 ‘자국민 대피’ 늑장대응
1차신청자 693명…전세기 2대 동원 유력
中 협조지연으로 전세기 일정 확정 난항
입국후 14일 격리…확산방지대책 ‘조율 중’

이른바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된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우리 국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외교부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28일 전세기를 띄우는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중국 정부의 협조가 지연되며 우리 국민들은 우한 시내에 계속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주우한총영사관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우한을 떠나는 외교부의 전세기 탑승을 신청한 우리 국민은 693명에 달한다. 애초 외교부는 우한 시내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이 500여 명 있다고 설명했지만, 중국 정부가 사실상 후베이성 전체를 봉쇄하며 주변에 거주 중인 우리 국민까지 대피 행렬에 동참했다.

외교부는 이날 접수한 1차 신청 명단을 바탕으로 이르면 30일께 우한 톈허 국제공항에서 전세기를 통해 우리 국민을 안전하게 국내로 대피시킨다는 계획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추가 신청 접수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실제 전세기 탑승 신청 인원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교부는 우한 지역에서 대피하고자 하는 우리 국민이 늘어남에 따라 전세기를 2대 투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또 추가 이송 계획도 함께 검토 중이다. 다만, 발열 등 의심 증상이 발견된 경우에는 신청했더라도 탑승이 거부된다.

총영사관은 이날 공지를 통해 “문의전화가 폭주해 대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영사관에는 한국인 직원 9명이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중이며, 외부 지원도 없이 헌신하고 있는 중”이라며 “(전세기 탑승) 신청메일이 너무 많아 일일이 확인메일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외교당국이 1차 신청명단을 확정 짓고 중국 당국과 전세기 투입 시점을 조율 중이지만, 실제 투입까지는 난관이 많다. 당장 중국 방역 당국과의 협의가 끝나지 않아 대피 일정을 이날까지 확정 짓지 못했다. 앞서 일찍이 자국민 대피 절차를 시작한 미국과 일본이 중국 정부와 자국민 대피 방안을 확정 짓고 이날 전세기를 투입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측의 협조만 확정되면 오는 29일에라도 전세기를 띄울 수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측과 한국인 이송 문제를 두고 여전히 세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우한 외곽에서 공항으로 이동해야 하는 국민의 경우, 중국 당국이 도중에 통행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어 외교 당국도 통행 문제를 고심 중이다.

총영사관은 “우한 외곽에서 전세기를 이용하려는 국민은 공항까지 직접 이동해야 한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우한시로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한국인의 통행 협조를 요청했지만, 실제 허가 여부는 확신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전세기를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우리 국민들의 격리 여부도 문제다. 외교부는 전세기를 통해 입국하는 우리 국민들에게 ‘최소 14일 동안 국가 지정 시설에서 임시 생활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동의서를 받았지만, 국내에서 시설 준비를 놓고 여전히 부처 간 논의가 진행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시설 수용 문제를 비롯해 제반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전염 우려에 대해서는 이중, 삼중으로 대책을 마련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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