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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대표 출신 방과후 체육교사, 아동학대 무죄
피해아동 “기억나지 않는다” 하자 모친, 경찰과 상의 후 사실확인서 제출
재판부 “혐의 인정할 증거 부족”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방과 후 리듬체조 수업에서 아동에게 학대를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가대표 출신 체육교사 이 모(35) 씨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제2부(주심 노정희)는 아동복지법 위반 및 상해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 씨가 수업을 듣는 아동들을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하거나 상해를 가한 사실이 없다는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이 씨는 2016년 경기도 성남시 소재 한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리듬체조 수업을 하는 도중 피해아동 박모(10) 양에게 2차례에 걸쳐 욕설을 하고 상해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과 피해아동의 가족은 이 씨가 곤봉수업을 하면서 박 씨의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리고, 욕설을 가했다고 봤다. 또 박 양이 망머리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머리를 잡아 흔들고 ‘입을 찢어놓겠다’며 정서적 학대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씨가 부분적으로 유죄라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씨가 상해를 가한 행위는 인정했지만, 일부 욕설을 가한 점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아동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직후 피해사실을 진술한 게 아니라 이 씨의 범죄행위를 기재한 후 한꺼번에 내용을 진술한 점, 사건이 상당 기간 지난 후에 진술한 것이고 피해일자와 일시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혼동해 진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을 파기하고 이 씨가 무죄라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딸의 피해사항을 박 양 본인보다는 모친 방모 씨가 종합한 진술서가 증거로 채택됐다는 점, 박 양이 머리를 맞은 사실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가 방 모씨가 경찰에 ‘기억나지 않는 이유로 가장 무거운 행위가 지워지냐’고 질문한 뒤 사실확인서를 제출한 점, 증인이 박 양의 쌍둥이 언니 말고는 없는 점 등에 주목했다.

리듬체조가 부상의 위험이 따르는 훈련을 필요로 한다는 점도 무죄를 판단하는 근거가 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곤봉 등을 던지다가 치아가 깨지거나 머리를 다치는 경우가 있어 엄격한 태도로 훈련을 지도해왔다”는 이 씨의 진술과 같이 수업을 들은 학생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 등도 원심을 파기하는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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