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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조현용 경희대 교수] 설과 나이를 바라보는 시각

  • 기사입력 2020-01-2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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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習慣)과 관습(慣習)은 다른 말처럼 보이지만 실제 의미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관습이 습관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관습은 전통이라는 말로도 바뀝니다. 관습에는 좋다 나쁘다의 판단이 가능해 보이는데, 전통이라는 말을 들으면 지켜야 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전통이나 풍습이라는 이름으로 지키고는 있으나, 끊임없이 논쟁거리가 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그런 문제가 늘 다툼이나 혼란의 원인이 됩니다. 젊은 세대로 갈수록 점점 못 받아들인다면 관습은 폐습이 되어 사라지게 될 겁니다. 좋은 전통으로 남지 못하는 겁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음력과 양력의 관계입니다. 아마 최근에 아이의 생일을 음력으로 호적에 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음력을 생일로 올리면 제대로 생일을 챙겨먹지도 못할 겁니다. 만약 그랬다면 엉뚱한 날에 생일 축하를 받기 일쑤이겠죠. 음력이라고 늘 설명을 하고 다녀야 합니다.

명절 중에 추석이 음력인 것은 큰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일리가 있다고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확의 시기가 음력에 더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설은 좀 다릅니다. 설은 ‘새해’의 의미가 있는데, 이미 음력으로 날짜를 세지 않는 우리에게 설날은 새해의 시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음력설에 하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만큼 어색한 표현이 없습니다. 새해가 한참이 지났는데, 새해를 다시 이야기하는 게 어색한 거죠.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예전에는 양력설은 신정이라고 하고, 음력설은 구정이라고 하였습니다. 양력설을 쇠게 하려고 음력에는 쉬지도 못하게 하였습니다만, 대부분 음력설을 쇠었던 겁니다. 신정은 일본설이라는 표현도 썼습니다. 일제시대에 우리나라에 정착하기 시작했기 때문일 겁니다. 강제로 설을 바꿨으니 반발이 심할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일본에 의해서 설이 강제로 바뀐 것이라고 생각하면 화도 났을 겁니다.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양력 1월 1일이면 새해를 맞는 수많은 행사가 있습니다. 보신각종 타종 행사도 양력에 합니다. 음력설을 지켜야 할 이유가 적어진 겁니다. 양력 1월 1일이면 수많은 축하메시지가 옵니다. 연하장도 당연히 양력을 보냅니다. 그런데 설날에 다시 새해 인사를 하려니 어색한 겁니다. 아이들은 더 그렇겠지요. 양력 1월 1일은 새해 인사를 하고, 음력에는 다른 인사를 하거나 한 해의 덕담을 하면 어떨까 합니다. 또 양력설과는 달리 다양한 축제를 마련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설은 전통으로 살리고, 새해는 바뀐 현실에 맞게 지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덧붙여 한국식 나이도 이제는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나이의 어원은 ‘날(日)’과 관련이 있습니다. 해가 지나가면 나이를 먹는 거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나이를 물어보면 두 번 대답하게 됩니다. 한국 나이와 만 나이로 대답하게 되는 겁니다.

좀 더 복잡하게는 세 가지로 대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일이 지났는가에 따라서 나이가 또 달라지는 겁니다. 정말 복잡하지요. 나이도 설과 마찬가지로 우리끼리 살고, 나이가 별로 중요하지 않았을 때는 상관이 없습니다만 이제는 다릅니다. 미성년자인지, 선거는 할 수 있는지는 모두 만 나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법적인 나이와 생활의 나이가 너무 달라서 혼동을 주게 됩니다.

현실에 맞게, 불편하지 않게 바꾸는 게 좋겠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이 정했던 기준은 기억할 필요가 있겠지요. 아이가 태어나서 나이를 먹는 게 아니라 아이가 생겼을 때부터 나이를 먹는 것은 아름다운 생각입니다. 전통은 전통으로서 빛이 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전통을 더 빛나게 하는 게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사고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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