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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팅추안!” 中어선 멈춰서자 순식간에 해경 승선…검문검색 늘자 불법조업 줄었다
검문검색 전년보다 14.2% 증가
중국어선 불법조업 13.3% 감소
해양경찰들이 지난 6일 전남 신안 가거도 앞바다에서 불법조업한 중국 어선을 검문·검색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지난 6일 오후 3시50분 전남 신안 가거도 앞바다. 멀리 중국 오성홍기가 달린 어선 한 척이 보였다. 인근에서 순시를 하고 있던 해양경찰 목포1010함에서 “팅추안(停船·배를 멈춰라)!”이라고 다급하게 외치는 목소리가 스피커를 향해 울려퍼졌다. “우리는 대한민국 해양경찰”이라는 말도 중국어로 잇따랐다. 중국 배가 멈춰서자 목포1010함에서 하강한 쾌속정이 ‘앵~’ 하고 사이렌을 울리며 배를 향해 달려갔다. 멈춰선 배에 쾌속정이 다다르고. 이어 해상특수기동대가 배에 올라섰다. 이미 사전에 증거를 확보한 해상특수기동대는 중국어선 선장으로부터 “불법 조업을 했다”는 진술을 끌어냈다. 해경 관계자는 “중국 어선이 한국 해역에서 잡을 수 있는 어획량은 정해져 있다”며 “이 중국 어선의 경우 어업협정선 외부에서 이미 고기를 잡았다고 허위로 기재하는 수법으로 할당된 어획량보다 더 많이 잡으려다 적발됐다”고 말했다. 나포된 이 중국 어선은 조사 이후 범칙금 담보금을 납부하고 풀려났다.

우리 해역을 넘보는 중국 어선들의 출몰이 잇따르면서 해경도 바빠지고 있다. 해경의 검문검색은 강화됐고, 이에 따라 불법조업이 확인돼 나포된 어선수는 줄고 있다. 나포 어선 감소에는 강화된 한중 어업협력이 한몫을 했다는 것이 해경의 설명이다.

16일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해경은 지난해에만 1161척에 대한 검문검색을 실시했다. 2018년 1017년에 비해 14.2%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불법조업으로 나포된 어선수는 2019년 115척으로 전년(136척)에 비해 15.4%가 줄어들었다.

어선의 불법조업률은 2019년 9.9%로 전년 13.3%에 비해 감소했다. 불법조업률은 해경의 외국어선 검문·검색 건수에서 나포 척수를 나눈 수치로, 이 비율이 낮을수록 불법조업이 적다.

불법조업률 감소에는 한중 어업 협력 등 외교적 노력이 기여했다는 것이 해경의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한국과 중국의 해경 국장급 실무회의를 실시하는 등 총 7회의 외교 회의를 진행했다. 한중 해경 당국은 회의를 거치며 신종 불법 조업 사례 등 최신 정보를 공유했다.

해경 관계자는 “중국 어업지도단속 기관들의 강력한 자체 단속을 통해 현재까지 선박번호, 선적항, 선박 허가증 등 서류 일체가 없는 선백 수천 척과 불법 어구 ·어망 수만 여장을 몰수했다”며 “어선 입·출항 시 불시 검문과 어민 대상 준법 조업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자체 자정 노력을 지속 추진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올해 4월 20~26일 한중 해경의 공동 순시도 예정돼 있다.

이러한 외국 어선 불법조업 감소는 서해상에서 어획고 증대에도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서해권서 많이 잡히는 까나리, 오징어, 참조기 등 6개 어종의 어획량은 전년 4만813t에서 6만1976t으로 51.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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