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0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참석 내빈들과 악수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다음 초강수로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빅매치가 예상되는 ‘종로 출마’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말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뒤숭숭한 당 분위기가 ‘험지 출마’로도 잡히지 않으면, 한 발 더 나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리더십이 위기에 내몰릴 때마다 초강수 카드를 한 장씩 꺼내는 황 대표의 패턴이 굳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6일 한국당에 따르면 황 대표는 최근 집회 현장에서 오는 4월 총선 때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황 대표의 험지 출마를 당내 리더십 위기에 따른 승부수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의 연이은 실패 이후 리더십이 흔들리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당 지도부가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나와야 한다는 말이 당 내에서 공공연히 나오는 중이다. 황 대표는 이번 위기를 맞기 전 까진 총선 계획을 놓고 긴 침묵을 지켜왔다.

당 안팎에서 황 대표가 당 분위기 다잡기에 실패할 경우 즉각 종로 출마를 언급할 것으로 보는 것은 그간 삭발·단식, 보수통합 기자회견 등 그가 ‘초강수’를 꺼낸 배경이 모두 같았다는 데 따른 예측이다. 당을 위한 희생이기도 하겠지만, 전략적으로는 모두 국면전환을 위해 예비했던 카드라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그가 종로 출마 카드를 꺼낸다면, 그땐 총선 승리를 위한 불쏘시개가 되겠다는 뜻을 내놓을 것”이라며 “희생한다는 데 방점을 찍어 리더십 논란을 잠재우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다만 황 대표가 종로 출마 카드를 꺼내도 원하는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회의론도 있다. 당 내에선 진척 없는 인재영입에 따른 불안감, 보수통합에 대한 비관론 등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의 재선 의원은 "선거를 치러본 사람들은 험지 자진 출마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안다"며 "황 대표가 결단을 내린다면 당 분위기도 크게 바뀔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한 중진 의원은 "황 대표가 거듭 초강수를 둬도 당이 패배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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