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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 2020년, 희망의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두 가지 문제를 풀어보자.

1〉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거의 2배로 늘었다(A)’, ‘거의 같다(B)’,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C)’.

답이 쉬워 보일 듯 하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헷갈리기 쉽다. 정답은 C다. 14개국 1만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로 평균 정답률은 7% 밖에 안 된다. 나라별 정답률은 스웨덴이 25%로 1위, 한국은 4%로 아래에서 3등이다. 지난해 많은 언론사들이 ‘올해의 책’중에 한 권으로 꼽은 ‘팩트풀니스’는 책 이름 그대로 우리가 아는느낌과 사실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조목조목 설명한다.

2〉폭력으로 죽는 사람의 비율은 현재 1% 정도로 추산된다. 수렵 농업사회에서는 어느 정도였을까? 정답은 끔직하게도 20%나 된다.

빌게이츠가 추천한 책으로 유명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란 책에선 “지금은 인류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때”라고 주장한다. 뉴스를 보면 전세계 곳곳이 전장이고, 세상은 갈수록 흉폭해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아니라는 것이다. 원시 수렵, 농업사회의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 비율이 20%안팎이었다. 20세기 후반부 폭력 사망률은 1%정도로 추산된다. 헛소리처럼 들리지만, 폭력의 감소추세는 인류 역사의 장기적이고도 단일한 방향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과 달리 팩트는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일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2020년 새해, 새 출발을 얘기하지만 국제정세는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분열과 파열음은 여전해 보인다. .2020년을 또 다른 10년의 시작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긴 안목에서 2020년대 첫해인 2020년을 어떻게 운영할지 보다, 당장 올 한해를 어떻게 넘길 지에 관심이 더 쏠려있다.

그러나 앞의 두책에서 언급됐 듯,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몇걸음 더 나가고 있다는 팩트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난해 경제는 금융위기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닌데도 2%에 못 미치는 성장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안 좋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경제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을 ‘팩트’로 보면 ‘느낌’을 앞서고 있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7개국 밖에 없는 30-50클럽(1인당 소득 3만달러-인구 5000만명 이상인 나라)에 진입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141개국중 13위다.

수출과 수입을 더한 총무역액은 1조달러를 넘어섰다.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10개국, 3년 연속 1조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9개국에 불과하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725만명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도 올 한해가 어렵겠지만 그래도 전진을 앞세우고 있다. 기업평가사인트 CEO스코어가 국내 10대그룹의 올해 신년사 키워드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고객’ ‘성장’ ‘미래’ ‘혁신’이란 단어가 많이 언급됐다.

극빈층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질문에 정답률이 7%라 해도, 극빈층이 급감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결국은 나아질 것이란 경험칙을 한번 믿어보자. 2020년 새해, 그래도 희망으로 출발하고 싶은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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