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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합 안되는 ‘김세연 후폭풍’…‘두 쪽’ 한국당 더 갈렸다
-김 의원, ‘당 해체·전원 불출마’ 주장에
-‘친박 대 비박’·‘TK 대 수도권’ 대척점 커져
-계파·지역마다 미묘히 엇갈리는 의견 기류
-친박·TK “결단 이해…약간 지나친 점 있어”
-비박·수도권 “오죽 절박하면…” 옹호 분위기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7일 오전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계파, 지역, 초재선과 중진 등 사이의 갈등을 자극할 조짐이다. 김 의원이 회견 도중 ‘당 해체·전원 불출마’를 주장한 데 대해 각 진영 의원들의 감상평이 눈에 띄게 다르다는 게 드러난데 따른 것이다.

김 의원은 PK(부산·경남)의 3선 중진으로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의 원장을 맡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에 합류, 다시 한국당으로 돌아온 비박·복당파에 속한다. 김 의원이 “한국당은 수명이 다했다”며 불출마 선언을 한 일이 쉽게 잠잠해지지 않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이같은 남다른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 후 당 자체가 술렁였지만 크게 볼 때 ▷친박(친박근혜) 의원과 비박(비박근혜) 의원 ▷수도권 의원과 TK(대구·경북) 의원 ▷초재선 의원과 중진 의원 사이의 ‘대척점’으로 정리된다는 게 중론이다. 김 의원에 긍정적 입장을 표한 인사 중 상당수는 비박·수도권·초재선, 김 의원에 비교적 부정적 입장을 취한 인사 중 상당수는 친박·TK·중진 등으로 나눠지는 식이다. 이 또한 김 의원의 선명한 노선이 적잖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친박·TK 의원들 사이에선 김 의원의 발언이 ‘지나친 감이 있다’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김 의원이 회견에서 “당의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 “생명력을 잃은 좀비”라는 등 강한 어조로 말한 데 대한 반감이다. 친박으로 분류되는 중진 의원은 “김 의원의 결단은 이해하지만, 풍비박산의 당을 살리려고 애쓴 의원들은 뭐가 되느냐”며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다른 의원들도 할 말이 있었겠지만 그런 노력을 알기에 어느정도 수위를 지켰을 것이다. 김 의원은 (그 정도가)약간 더 나갔다”고 했다. TK 의원은 “지금은 한국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도 모자란 때”라고 강조했다.

중진 의원 중 상당수는 김 의원이 여연 원장직을 이어가겠다는 모습에 의구심을 갖는 분위기다. 김 의원이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직 수행 의지를 보이면서 “(여연의)여론조사를 통한 불미스러운 시도가 있지 않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한 점 또한 불편해 보인다. 한 4선 의원은 “여연의 투명성에 자부심을 갖는 많은 이에게 좋은 말로 들리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조경태 최고위원 등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물론 반대지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비박·수도권 의원들은 김 의원을 옹호하는 쪽으로 중지가 모아지는 모양새다. 비박계의 의원은 “김 의원이 그간 얼마나 걱정이 많았을지에 대해 먹먹함이 느껴진다”며 “고상하기로 소문난 김 의원이 오죽 절박하면 이런 강한 표현을 썼겠느냐”고 했다. 수도권의 재선 의원은 “김 의원과 수도권 의원들의 위기의식이 거의 같을 것”이라며 “이대로면 최소한 수도권은 (총선 때)전멸이다. 당을 허물지 못한다면 그 정도 수준의 수술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최근 인적쇄신·보수통합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쓴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도 “김 의원이 틀린 말을 하진 않았다”는 말이 나온다. 이에 일부 중진 의원들도 힘을 싣는 중이다. 3선의 김용태 의원은 김 의원의 불출마를 놓고 “큰 손실이며, 당에 큰 살신성인을 했다”고 평가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 쇄신에 앞서 결속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노골적으로 맞서게 된 양상”이라며 “결국 공은 당 지도부에게 넘어갔다”고 풀이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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