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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라도”…정기예금 올 71조 더 쌓여
‘금리유목민’ 안정적 수익 몰려
연일 사상최대…잔액 740조원

이자율이 연 1%에 불과한데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매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초저금리 기조 속 DLF(파생결합펀드) 등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작더라도 안정적 수익을 노리는 ‘금리 유목민’들이 예금 가입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5일 한국은행의 ‘2019년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은행·중앙정부·비거주자예금 제외) 잔액은 지난달에만 14조5000억원 늘었다. 작년 10월(22조3000억원) 이후 1년 만의 최대폭 증가다. 정기예금 규모는 올해만 10월까지 71조7000억원 가량 확대됐다. 이로써 정기예금 잔액은 사상 최대치인 740조1000억원으로 8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작년 초만 해도 600조원대였던 예금액은 1년여만에 130조원 이상 크게 성장했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초만 해도 2% 수준이었지만 9월 현재 1.64%까지 떨어져 있다.

15일 현재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6개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SC·씨티) 중 1년 만기 정기예금 중 이율이 연 1.5%를 넘는 상품은 SC(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1.60%)뿐이다. 이들 은행이 운영하는 13개 1년짜리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1.46%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도 은행 예금에 돈이 몰리는 건 시중에 풀린 돈이 갈 곳을 잃었기 때문이다. 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로 부동산 투자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해외 연계형 투자에 나서기도 불안하다.

여기에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新)예대율(예금액 대비 대출액 비율) 규제를 앞두고 예금액을 더 늘려야 하는 은행들의 유치 노력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10월 정기예금은 일부 은행의 예대율 관리를 위한 예금 유치 노력 등과 정부의 세입 자금의 유입으로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만기별 0%대 정기예금이 속속 늘어나는 반면 2%대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 간 은행권에서 새로 가입된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1% 미만인 상품의 비중은 1.7%다. 한 달 전에 비해 0.9%포인트 늘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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