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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이요법·운동만으로 조절 ‘당뇨 최악의 관리법’
약 복용이 췌장기능 악화 막는 최선의 방법…삼시세끼 잘 먹고, 적당한 근육운동 등 ‘기본에 충실’ 해야

#. 직장인 서모(52)씨는 몇 년째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다가 최근 당뇨병 진단을 받게 됐다. 혈당이 좀 높아 당뇨 전단계에 있었는데 식단과 체중 관리에 실패했다. 야근을 많이 하는 서씨는 저녁 늦게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달거나 짠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고 불규칙한 식사로 배가 고픈 상태에서 먹다보니 과식도 많았다. 서씨는 일을 조금 줄이더라도 자신의 건강부터 지킨다는 생각을 갖고 건강한 식습관과 체중 관리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11월 14일은 1991년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당뇨병연맹(IDF)이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당뇨병 퇴치를 위해 제정한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당뇨병 진료 인원 300만명 넘어…65세 이상은 3명 중 1명 꼴=우리 몸에는 포도당이라는 기본적인 에너지원이 있다. 혈액 속 포도당 농도를 혈당이라고 하는데 혈당은 췌장에서 생산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는 두 가지 물질에 의해 일정한 수준이 유지된다. 당뇨병이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물을 많이 마시고, 음식을 많이 먹고, 소변을 자주 보는 3다(多) 증상이 있다. 당뇨병에 걸리면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가면서 다량의 물도 같이 끌고 나가기 때문에 소변을 많이 보게 된다. 몸 안에 수분이 모자라다보니 갈증을 느껴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이로 인해 공복감은 심해져 점점 더 먹는 것이 많아지게 된다. 이외에 피곤함, 무력감, 체중감소 등도 당뇨병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당뇨병 환자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014년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40여만명에서 매년 늘어 2018년에는 300만명이 넘었다.

환자는 40세 이후부터 증가세를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40대 남성 환자가 25만명, 여성 환자가 11만명이었다. 50대부터 환자는 더 급격히 늘어난다. 50대 남성 환자는 50만명, 여성 환자도 30만명이 진료를 받았고 60대에도 남성이 50만명, 여성이 41만명으로 각각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30세 이상 7명 중 1명, 65세 이상으로 보면 3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당뇨병은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율이 높아진다.

▶비만이면 인슐린 더 많이 분비되지만 그 만큼 저항성도 커져=또한 체질량지수가 25kg/㎡ 이상으로 비만에 해당하거나 고혈압을 가진 경우,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다면 당뇨병의 위험은 더 높아진다.

이병완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체내 지방이 과도하게 많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돼도 세포가 당을 잘 흡수하지 못해 혈당이 개선되지 않고 결국 췌장에서 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게 된다”며 “문제는 인슐린이 많이 분비될수록 저항성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즉 에너지 섭취가 많을수록 인슐린 분비가 늘어나고 인슐린 저항성이 커져서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뇨병은 ‘치료한다’는 개념보다 ‘관리한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관리가 중요하고 관리만 잘 되면 다른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당뇨병에 대한 인지율과 치료율은 높아지고 있지만 조절률은 이에 못 미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당뇨병에 대한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에 대한 조사를 보면 만 30세 이상에서 당뇨병 인지율은 2005년 68%에서 2018년 71%로 증가했다. 치료율도 49%에서 66%로 증가했다. 하지만 2016~2018년 유병자 기준 당뇨병 조절률은 31%로 환자 3명 중 1명만이 혈당이 조절되는 당화혈색소 6.5% 미만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빼먹지 말고 규칙적인 식습관 가져야=당뇨병 관리를 위해서는 매일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우선 혈당 관리를 위해 약 복용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이병완 교수는 “간혹 치료를 거부하고 식이 조절과 운동만으로 혈당을 조절하겠다는 환자가 있는데 고혈당은 췌도세포를 파괴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당뇨병이 진행된 상태에서는 혈당을 빨리 떨어뜨리는 약물 복용이 췌장 기능의 악화를 막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식단으로 하루 세끼 식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정한 음식이 당뇨에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른 영양소로 구성된 식단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채소, 과일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도 좋다. 주 3~5회 정도 하루 30~60분 정도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실시하면 체중 관리와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

김우식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생활습관병이라는 건 노력하기에 따라 고칠 수 있다는 의미”라며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약을 잘 복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건강한 식생활, 정기적인 운동 등으로 혈압과 혈당을 관리하면 다른 합병증이 오는 걸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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