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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앞 고성’ 황교안·손학규…총선 전 ‘野-野갈등’ 전초전
黃·孫, 올해 현안마다 엇갈린 행보
연동 비례대표제 등 사사건건 대립
서로에게 서운한 감정 폭발한 듯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고성이 오갈만큼 설전을 벌인 것은 올해 내내 서로에 쌓인 서운함 때문으로 보인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 대표와 손 대표는 정반대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야당 대표란 점을 빼면 공통점을 찾기 힘든 수준이다. 전날 설전 원인이 된 선거법 개정안을 보는 시선부터 정반대다.

황 대표는 당시 “한국당과 협의없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밀어붙였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다른 당 대표들은 이에 “한국당이 (여야 4당)협의에 응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되받았다고 한다. 손 대표는 이 과정에서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황 대표가 “그렇게 라니요”라고 맞받아 분위기가 격해졌다. 결국 문 대통령과 다른 당 대표가 말려야 할 정도로 충돌했다는 후문이다.

황 대표와 손 대표는 지금 패스트트랙을 탄 선거법 개정안 중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각을 세우는 중이다. 이는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을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리는 안이다. 보다 다양한 계층이 국회에 올 발판이 될 한편 전체 의석 증가, 군소정당 난립 등 논란거리도 많다.

황 대표는 현재 논의되는 선거법 개정안에 맞서 국회의원 의석 축소, 비례대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새로운 개정안을 당론으로 받은 상황이다. 반대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반면 손 대표는 내년 총선 때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는 중이다.

앞서 손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이슈화하기 위해 열흘간 단식에 나서기도 했다. 애초 바른미래당 대표로 출마할 때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 추진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야권 관계자는 “양측 모두 앙금이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서로를 설득할 단계를 넘어 꺾어야 할 단계까지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황 대표와 손 대표는 야권 통합론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황 대표는 내년 총선이란 ‘큰 싸움’을 이기기 위해 야당 간 ‘작은 싸움’은 뒤로 하고 힘부터 모아야한다는 입장이다. 손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여야 구분없이 구악(舊惡)인 것은 같으며, 선거 승리를 위한 야합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 중이다.

손 대표는 황 대표가 ‘조국 정국’이 한창인 때 직접 찾아가 ‘조국 파면 국민 연대’를 요청했을 때도 이를 사실상 거절했다. 황 대표는 이런 가운데 최근에도 안철수·유승민 바른미래 전 대표 등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이 또한 손 대표의 심기를 거듭 건드렸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전날 두 인사 간 설전은 총선 전 야야갈등의 예고편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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