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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北 어르고 달래고…연합공중훈련 축소·연말 데드라인 거리두기
-美 “연합훈련 축소, 협상 공간 제공”
-스틸웰 “인위적 데드라인 설정 안돼”
미국 국방부는 7일(현지시간) 이달 중순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기존 비질런트 에이스보다 축소된 범위에서 실시한다고 공식발표했다. 지난 2017년 ‘비질런트 에이스’ 때 한국 공군의 F-15K, F-16 전투기와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 F-35 스텔스 전투기 등이 편대를 이뤄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미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회담 결렬 이후 한달 넘도록 대화가 재개 흐름이 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북한을 향해 협상을 지속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다만 북한이 설정한 올해 연말 시한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며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우선 미국은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는 한미 연합공중훈련(the Combined Flying Training Event)을 축소해 진행하기로 했다. 월리엄 번 미 합참 부참모장은 7일(현지시간) 이달 중순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기존 ‘비질런트 에이스’보다 축소된 범위에서 실시한다고 했다. 미 국방부가 지난 5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히면서 작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건너 뛴 비질런트 에이스를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규모를 조정한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자 교통정리에 나선 셈이다.

북한이 반발한다고 훈련을 조정하지 않는다는 전날 미 국방부의 입장에서도 다소 누그러졌다.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우리는 북한의 분노에 기반해 훈련을 시행하거나 규모를 조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공중훈련에 대해 “우리는 결코 미국의 무모한 군사적 움직임을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인내심이 한계점을 가까이하고 있다”며 비난과 위협 수위를 끌어올린데 대한 맞대응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번 부참모장은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축소해 실시한다고 공식발표함으로써 북한과 대화를 이어간다는 미국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특히 훈련 축소 배경에 대해 “오늘 밤에라도 싸울 수 있는 준비태세와 통합을 유지하면서 외교관들이 북한과 협상을 계속할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미는 지난 2017년까지 9년 간 매년 12월 대규모 병력과 군용기가 참여하는 비질런트 에이스를 실시해오다 작년 북미대화가 진전됨에 따라 유예한 바 있다.

다만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자체에 대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중지하기로 했던 공약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형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미가 애초 연합공중훈련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하려 했지만 실시 여부와 규모 등을 놓고 북한이 오해할 수 있는 신호를 준 측면이 있다”며 “북한이 이미 인내심이 한계에 가까워졌다는 반응을 보인 만큼 한미 연합공중훈련 기간이나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전후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북한이 올해 연말을 시한으로 설정하면서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압박하는데 대해 인위적 데드라인 설정은 안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 주목된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차관보는 6일(현지시간) 뒤늦게 배포된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스스로 더 안정적인 안보환경을 협상하기 위해 미국을 테이블로 끌어내길 원한다면 북한은 현재 이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그것을 이용해야지 인위적 데드라인 같은 것을 설정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스톡홀름 실무회담 결렬 뒤 미국에 연말까지 숙고해보라고 촉구한데 대한 반응으로 시한보다 대화 재개가 우선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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