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8일 같은 당의 유승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를 향해 "전화를 안 받기로 유명한데,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고 날을 세웠다. 유 대표가 전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전화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보수통합을 위한 대화 창구를 만드는 데 뜻을 모았다는 소식이 알려진 데 따른 반응이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대표는 하루 빨리 당적을 정리해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유 대표가 황 대표와 소통을 시작한 데 대해 "한국당 공천으로 2번을 달고 총선에 나가겠다는 의원들의 성화도 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알량한 소신과 원칙을 내세우곤 독단에 빠져 갈등을 조장하고, 결국 분열을 이끄는 악순환이 없었으면 한다"며 "바른미래와 관계는 빨리 정리해주는 게 정치적 도의다. 공당에 적을 두는 의원이 당헌당규에 없는 조직을 자의적으로 만들고, 다른 당과 통합 논의를 하면서 신당 준비를 하는 것은 정치적 금도를 한참 벗어난다"고도 했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는 제3지대 구축과 중도개혁 통합을 위해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며 "앞으로 정례 모임,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당과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각계 각 분야의 새로운 인재를 널리 영입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인 유승민 의원이 7일 오전 국회에서 비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한편 황 대표는 전날 오전 유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일단 우리가 실무협상팀을 출범시켰으니 그쪽도 협상팀을 만들자"며 "때가 되면 조만간 한 번 만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한국당이 실무협상팀(홍철호·이양수 의원)을 만들었다고 소개한 후 이를 대화창구로 삼자고 제안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다만 유 대표가 '보수재건 3대 원칙' 중 하나로 내건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데 대한 의견 교환은 없었다는 분위기다.

유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황 대표와 전화통화를 했고, 보수재건을 위한 대화 창구를 만들자고 얘기한 것은 사실"이라며 "통화는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양 측의 통화 시점은 유 대표가 변혁 비상회의를 마친 이후인 오전 11시께로 파악됐다. 황 대표와 유 대표가 직접 통화한 것은 지난 9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안부 인사를 한 차례 나눈 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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