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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 또…폐가 겪을 고통을 생각하면…
고열·가래 일주일 이상 지속땐 폐렴 의심을…충분한 수분 섭취·규칙적인 운동 ‘기본’에 충실해야

# 주부 김모(38)씨는 지난 주부터 특별한 일이 아니면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금요일에는 4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돌봤다. 바로 미세먼지 때문이다. 김씨는 폐렴을 앓은 적이 있어 호흡기가 다른 건강한 사람보다 약한 편이다. 미세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해 겨울 내내 이어질거라는 얘기에 김씨는 이번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두렵기만 하다. 요즘같이 일교차가 커지고 기온이 낮아지면 면역력이 약해지기 쉽다. 특히 습도가 낮은 겨울철은 바이러스 침입으로부터 취약한 계절이다. 여기에 미세먼지까지 겨울 내내 우리 호흡기를 위협할 것으로 보이면서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고열·가래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폐렴 의심=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스마, 곰팡이 등에 의해 기관지 및 폐에 발생하는 염증성 호흡기 질환이다. 세균성 폐렴의 주원인인 폐렴구균은 우리 주위에 있는 흔한 세균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인체로 침투해 폐렴을 일으킨다. 언제든지 감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65세 이상 고령, 기저질환자인 경우 폐렴이 또 다른 합병증(패혈증, 호흡곤란, 폐농양 등)을 가져올 수 있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열이 있고 기침, 누런 가래가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폐렴을 의심해봐야 한다”며 “하지만 노인의 경우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폐렴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유 없이 기운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거나 자꾸 졸리다면 혹시 폐렴이 아닐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폐렴 환자, 겨울과 환절기에 집중=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폐렴 환자는 총 134만명을 기록해 지난 2014년 140만명에서 최근 5년간 연평균 1.1%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진료비는 2014년 6440억원에서 2018년 9865억원으로 연평균 11.2% 증가하고 있다. 이는 외래 환자는 1.7% 감소했지만 입원 환자가 연평균 3.1%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박선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5년간 폐렴 환자의 입원 진료가 외래 진료에 비해 증가한 원인에 대해 “폐렴의 경우 특히 노인 인구에서 취약한 특징을 보이는데 노인성 폐렴의 증가로 인해 입원 진료 및 진료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폐렴 환자는 환절기인 10~11월에 환자가 크게 증가한다. 2018년 월별 환자수를 보면 12월이 24만 명(11.8%)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11월(10.5%), 5월(10.4%), 1월(10.2%), 4월(10.0%)순으로 나타났다. 겨울(12~1월), 환절기(11월, 4~5월)에 환자가 많았던 것이다. 환자수의 계절별 점유율 또한 겨울이 28.8%로 가장 높았고 여름이 18.4%로 가장 적은 환자수를 보였다.

박 교수는 “봄과 같은 환절기나 겨울철에는 감기나 독감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고 이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폐렴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면역력 키우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일반적으로 폐렴은 흉부X선 촬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염증 모양이나 범위, 합병증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을 시행하기도 한다. 폐렴을 일으킨 원인균을 찾기 위해 객담 배양검사와 혈액 및 소변에서 혈청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원인균에 따른 항생제의 선택이 중요하지만 많은 경우 원인균을 알 수 없고 원인균을 배양했다하더라도 균이 확인되기까지는 3일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건강한 성인은 폐 속 세균을 없애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1~2주 안에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면역력이 낮은 어린이나 고령자, 당뇨병?천식?결핵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으면 폐렴이 쉽게 낫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몸의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면역력을 키우면 몸에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별 역할을 못하고 사라지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및 영양 섭취를 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과로나 음주, 흡연을 피해야 하며 적절한 실내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맞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약 65세 이상이나 기타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폐렴구균 예방접종도 맞는 것이 좋다.

최천웅 교수는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접종인데 65세 이상에서 폐렴구균백신 접종률은 23%에 불과하다”며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할 경우 만성질환자는 65~84%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미접종자와 비교하여 치사율 또는 중환자실 입원율이 40%나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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