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애도…방사포 도발…예측불허 북한
동해로 2발…美 향해 협상 압박
남측 전역 사정권 군사적 위협
“김정은 참관 모호…판깨진 않을것”
북한이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시험사격 사진. [연합]

북한이 연속사격 안전성 검증에 목적을 둔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에 성공했다고 밝히며 한국은 물론 미국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북한은 1일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국방과학원이 초대형방사포 시험사격을 실시했다며 성과적으로 진행됐고 밝혔다. 북한은 조만간 성능검증을 마무리하고 실전배치 단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으로는 한국을 위협하는 동시에 정치·외교적으로는 미국을 향한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전날 오후 4시35분께와 4시38분께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발을 발사한 것으로 파악했다. 최대 비행거리는 약 370㎞, 고도는 약 90㎞로 탐지됐다. 사실상 남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가는 셈이다. 북한은 초대형방사포의 기습타격으로 적의 집단목표나 목표구역을 초토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새로 개발된 전술유도무기들과 함께 인민군의 핵심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이번 시험사격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에 조의를 표한 다음 날 곧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조의는 카타르 월드컵 평양 남북 예선전이 무중계·무관중이라는 맥 빠진 결과로 마무리되고, 김 위원장이 나서서 금강산관광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하는 등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반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청와대가 김 위원장의 조의문 전달 소식을 공개한지 불과 3시간여 만에 북한은 또다시 무력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이 같은 기대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시험사격이 김 위원장 승인 없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아무리 ‘자위적 군사력 발전’이 시급했다고 해도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보낸 다음 날 시험사격을 승인했다는 것은 외부세계에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얼마나 일방주의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대화하기 힘든 상대인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발사 29일 만이자 올해 들어 12번째인 북한의 이번 초대형방사포 시험발사를 두고 미국 내에서도 우려의 시각이 크다. 명백한 대미압박의 일환으로 점점 강도를 높여 ‘레드라인’을 넘길 수도 있다는 위협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북한은 미국이 제재 완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핵과 미사일 시험을 재개하려는 위협에 대해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핵실험과 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심각한 위협이라고 진단했다. 수전 손튼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북한의 잇단 발사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우려할만한 수준의 시험까지 강행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또 한번의 북미정상회담을 하려는 것이고 그런 결과를 자극하려는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내세워 북미정상 간 신뢰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불과 불이 오갈 수 있다’며 이미 추가 도발 의도를 내비친 상태다.

다만 북한의 이번 시험발사 의미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에도 지난번 SLBM 발사 때처럼 김 위원장의 참관 여부가 모호하다”며 “판을 깨지 않으려고 대미·대남상황을 고려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의 초대형방사포에 대해 “작년 경제·핵 병진노선을 내려놓은 상황에서 비용 대 효과를 고려한 선별적 재래식 무력의 현대화, 병력의 경제전선 투입을 고려한 무기체계로 마치 전갈의 꼬리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