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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관료 나바로, ‘존바라’로 이름바꿔 셀프인용 중국 비방”…中외교부, 맹비난
화춘잉 대변인 "정상적 국제관계 위협…美, 결국 자국 이익 해칠 것"
나바로, 저서에 가상인물 '론 바라' 등장시켜 중국 비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대중 초강경파'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중국의 미국 경제 위협론을 주장하기 위해 자신의 저서에 가짜 인물을 인용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가 강도 높게 비판했다.

CNN에 따르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일부 사람들은 중국을 억제하고 비방하기 위해 양심의 가책 없이 자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한 움직임은 정상적인 국제 관계와 질서를 위협하고 약화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결국 자국의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무역전쟁에서 핵심 역할을 한 나바로 국장은 '중국이 세상을 지배하는 그날(원제 Death by China)' 등의 저서에서 '론 바라(Ron Vara)'라는 중국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미국 고등교육 주간지 '더크로니클오브하이어에듀케이션(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은 테사 모리스-스즈키 호주 국립대 일본·한국사 명예교수의 연구를 인용해 "나바로의 책에 나오는 론 바라는 실존 인물이 아니며 나바로가 자신의 이름 아나그램(철자 바꾸기)으로 만들어 낸 가상의 인물"이라고 폭로했다.

나바로는 저서에서 바라가 걸프전 당시 예비역 대장이었으며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썼다.

론 바라는 '다가오는 중국 전쟁(The Coming China Wars)' 등 나바로가 쓴 책 중 최소 6권 이상에 등장하며 반중(反中) 견해를 드러냈다.

한 책에서 바라는 "미치지 않고서는 중국 음식을 먹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라가 허구의 인물이라는 논란이 일자 나바로는 자신이 만들어낸 인물임을 인정했다.

나바로는 지난주 성명을 내고 "론 바라는 내가 오랫동안 의견을 표명할 때 사용한 기발한 장치이자 필명이며, 순수하게 재미를 위한 것이지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책에 자신과 동일인으로 추정되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낸 것을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이 자기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한 것에 비유하면서 "눈에 빤히 보이게 숨겨놓았던 장난을 누군가 드디어 알아챈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나바로는 이날 중국 외교부의 비난에 대해서도 "론 바라와 가까운 소식통은 중국이 비자를 취소하고 사회신용점수를 낮췄음을 시사했다"면서 "관련 행사로 중국 국가안전부는 소셜미디어와 논픽션 책의 모든 아나그램과 유머를 금지했다"고 일축했다.

나바로는 2016년 대선 당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분야 최고 고문으로 활동해왔다.

대중 매파인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전쟁 설계자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 정부와의 무역협상을 위해 파견된 미국 대표단에 수차례 포함됐다.

나바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를 강하게 옹호하는 한편, 중국의 통화 조작과 지식재산 절도를 거듭 비난해왔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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