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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이게 ‘분열’이 아니면 뭐죠?

  • 기사입력 2019-10-0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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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 친구는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집회에 다녀왔단다. “하도 성질이 나서 갔다왔다”는 그는 저녁 자리에서 그 사실을 꺼냈더니 아들이 뜨악한 얼굴을 하더란다. 듣기 싫은 표정이 역력했다. 이유를 짐작해보니, 혹시 아들은 자신과 다른 성격의 집회에 갔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란다. 잘못하면 ‘꼰대’ 소릴 듣겠거니 해서 황급히 그 대화를 끊었다고 했다. 다음부터는 집회의 ‘집’자(字)도 입에 올리지 않는단다.

어느날 할아버지, 아버지, 손주 등 3대 가족이 외식을 했단다. 할아버지가 조국 관련 얘기를 꺼냈다. 그랬더니 손주는 다른 의견을 표했고, 할아버지가 화를 내면서 분위기가 살벌해졌다. 손주도 지지않고 대들더란다. 평생 어른에게 싫은 소리 한번 안하던 손주의 저항(?)에 모두들 충격을 받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할아버지는 외식 20분만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고, 모처럼 저녁 기분을 내려던 다른 가족의 마음은 휑해졌단다.

하나는 직접 들었고, 또다른 하나는 귀동냥한 이 코미디 같은 얘기는 실제 상황이다. 가족이라고 해도 정치성향이 다르면 충돌할 수 있긴 하지만 최근 조국 장관 때문에 ‘서초’, ‘광화문’으로 나뉜 ‘분열’이 가정에 스멀스멀 기어든 것을 상징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렇게 ‘조국 지지’와 ‘조국 수호’로 양분된 세상이 일으키는 평지풍파는 사회 전체를 망가뜨리고 있다. 정치권은 물론이거니와 사회 지도층도 친(親)조국, 반(反)조국이란 이름으로 매일 쌈박질을 벌이면서 ‘소통’과 ‘화합’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단어가 돼가고 있다. 서초동서 한번, 광화문서 한번, 서초서 다시 한번, 광화문서 다시 한번…. 순서를 바꿔가며 조국을 지키려는 세력과 조국을 파멸시키려는 세력간의 ‘광장 대결’에 혼란스럽기만 하다. 오죽하면 진보성향 진중권(동양대 교수)조차 “다들 진영으로 나뉘어 미쳐버린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탄했을까.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조국으로 나뉜 최근 대한민국의 상황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조국 관련 대규모 집회 대결에 관련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뭔가 국민통합에 대한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대통령은 “(대규모 거리 세대결은) 분열이 아니다”고 했고, “국민 뜻은 검찰개혁”이라고만 했다. 정의와 공정에 의심이 되는 조 장관 얘기는 하나도 없었다. 결론적으로 대통령의 시선엔 광화문은 아예 없었고, 오로지 서초만 담겨있었을 뿐이었다. 검찰개혁 당위성을 인정하지만, 현직 법무부 장관의 비리 의혹 앞에서 ‘정의’를 우선시한 광화문 민심은 외면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때 “재계 출신이 대통령이 됐기에 우린 기업에 돈 받을 일이 없다”고 자신했고, 박근혜 정부는 “대통령 자식이 없으니 사심없이 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측근은 나중에 온갖 비리혐의로 줄줄이 구속됐고, 박근혜 정부는 가족보다 더 믿었다는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무너졌다. 문재인 정부의 출발 토대는 분명 ‘정의’와 ‘공정’이었다. 그 두 단어가 조국이라는 이름으로 실종상태에 빠졌다. 분열인데, 분열이 아니라는 대통령. 분열의 원인을 외면하는 대통령. 계속 그렇다면, 다음 답은 뻔하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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