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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생산·소비·투자 3박자 햇살에도 여전한 제조업의 그늘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엔 온기가 돈다. 5개월만에 생산·소비·투자의 3가지 지표가 동시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산업생산은 지난 5월과 6월에 각각 0.2%, 0.7% 감소했다가 7월에 1.5% 증가로 돌아선 뒤 2개월째 증가를 이어갔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3.9% 증가했다. 2011년 1월(5.0%)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9%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6월과 7월 각각 0.1%, 2.1% 증가한 데 이어 3개월 연속 증가를 이어갔다. 심지어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해 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줄줄이 악재만 쏟아지던 경제지표에 오랫만에 볕이 따듯하다. 정부에게는 적극 홍보할 호재가 생긴 셈이다. 안그래도 오로지 정책의 긍정적 효과만 선택적으로 알리고 싶어하는 정부 아닌가.

하지만 8월 산업활동동향에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그늘이 있다. 지난해 8월부터 한달도 빠짐없이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는 제조업 생산능력이다. 정말 걱정되는 부분이다.

역대 최장 위축인데다 그 폭이 점점 커진다. 지난해에만 해도 마이너스 0.2~0.4% 수준이던게 올들어선 1%대로 올라서더니 6,7월 1.5%까지 올라와 8월엔 1.9%로 그 폭이 커져버렸다. 이제 곧 2%대 생산능력 감소도 보게 생겼다. 커지고 늘어나도 모자랄 제조업 생산능력이 3년전 수준으로 가버렸다는 얘기다.

아이러니하게도 8월 산업활동동향의 지표들이 좋아진 것조차 제조업의 영향이다. 생산과 소비가 좋아진 것은 이른 추석으로 선물세트 수요가 많았던데다 내구재 특히 승용차의 판매가 10%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설비투자에 영향을 미친 5G는 신규 휴대폰 판매에도 큰 역할을 했다. 결국 경기의 가장 큰 동력은 제조업인 셈이다.

제조업은 경제의 근간이다. 미국 경제가 견실한 성장을 유지하는 것은 제조업 유턴기업들이 신규고용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독일이 지난 2분기 마이너스(-) 0.1%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도 암울한 전망이 쏟아지는 건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의 위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하다.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30%, 수출의 90%, 설비투자의 60%를 차지한다. 제조업이 흔들리면 한국경제엔 미래가 없다. 제조업 생산능력의 감소는 지금 경제가 거꾸로 간다는 걸 의미한다. 올바로 가도 어려운 마당에 그게 될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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