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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유럽선 30대에 재선 총리 나오는데, 우리 정치 환경은…

올해 33세인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국민당 대표가 ‘세계 최연소 총리’ 타이틀을 유지하게 됐다.

중도 우파 성향의 국민당은 29일(현지시각) 실시된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을 누르고 원내 제 1당을 차지해 쿠르츠 대표가 총리에 다시 등극하게 된 것이다. 쿠르츠 대표는 총선 출구조사 결과 국민당은 37.2%를 얻어 전체 183석 가운데 71석 확보가 확실한 상태다.

쿠르츠 대표는 만 31세인 2017년 이미 세계에서 가장 젊은 총리가 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를 함께 구성했던 자유당의 부패 스캔들로 연정이 붕괴됐고 쿠르츠 총리도 불신임을 받아 이번에 조기 총선을 치른 것이다. 총선 결과 쿠르츠 전 총리의 국민당은 과반 의석에는 크게 모자라 이번에도 연정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국민들은 ‘젊은 정치인’에 기대와 함께 기꺼이 기회를 다시 부여했다. 정치권 세대교체가 절실한 우리로선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우리의 정치 환경은 젊은이들이 포부를 펼칠만한 토양이 못된다. 30대 초반의 쿠르즈 대표의 총리 재선이 던지는 시사점은 그래서 더 크고 무겁게 다가온다. 쿠르츠 전 총리는 1986년생으로 16세의 나이에 국민당에 입당해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빈 시의회 의원을 거쳐 내무부 정무차관과 외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청년시절부터 차근차근 한 단계씩 자신의 정치역량을 키웠으며 이를 바탕으로 31세의 나이에 총리에 올랐던 것이다.

반면 한국 정치권 사정은 어떤가. 50대인 이른바 ‘586 세대’가 정치권을 장악한 가운데 젊은 정치인의 진출을 사실상 억누르고 있다. 국회의원 연령 분포도만 보더라도 그렇다. 50세 미만 유권자는 전체의 57%에 이르는데 50세 미만 국회의원은 17%에 불과하다. 특히 20대와 30대 의원의 비중은 1%도 안된다. 스웨덴(34%), 독일(18%)은 물론 일본(8%)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 정치권도 젊은이들에게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 당장 청년들에게 공천을 주라는 얘기가 아니다. 한 두건의 상징적 공천으로 세대 교체를 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게 적당히 구색만 갖추는 식이어선 젊은 정치인을 키우기 어렵다. 쿠르츠 전 총리처럼 착실하게 정치 수업을 쌓아갈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에 정치권이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정치판의 인재를 어떻게 키울지에 대한 고민도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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