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경제사회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간디 탄생 150주년 기념 고위급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욕)=강문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항구적 평화의 시대를 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간디는 지혜와 용기를 주는 위대한 스승”이라고 말했다.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4일 오후 유엔본부 경제사회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간디 탄생 150주년 기념행사 기조연설에서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길이다’는 간디의 가르침은 유엔의 정신이자 ‘한반도 평화’의 나침반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초청으로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간디 탄생 150주년인 올해는 한국의 3.1독립운동 100주년이기도 하다”며 “자유와 평화를 위한 비폭력 저항의 상징, 마하트마 간디를 기리는 행사가 유엔에서 개최되어 매우 뜻깊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100주년이된 3.1 운동을 설명하면서 “당시 인구의 10%인 200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항쟁이었다”며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 비폭력의 힘으로 일제에 맞섰고, 평범한 사람들이 세운 3.1독립운동의 정신은 민주공화국의 기초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년 전 한국인들은 같은 시대의 간디와 인도인들과 함께 동지적 유대감과 희망을 나눴다”며 “사티아그라하로 인도를 이끄는 간디에게 ‘존경과 축복’을 보냈고 한 걸음씩 독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인도 국민에게 각별한 신뢰와 기대를 걸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923년 2월, 한국인들은 언론을 통해 간디의 영국상품 불매운동 소식을 접했고, 그해 여름, 한국의 ‘물산장려 운동’ 역시 절정에 달했다”며 “간디는 비협조하는 학생들을 감옥에 가둔 일제를 비판했고 1927년 1월 5일, ‘대적으로 참되고 무저항적인 수단으로 조선이 조선의 것이 되기를 바란다’는 려의 격려의 글을 보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신문들이 1930년 3월, 간디의 ‘소금 행진’을 23일간 매일 보도했다”며 “한국인들은 간디가 이끄는 인도의 비폭력 불복종운동에 깊이 공감했고, 3.1독립운동의 감동을 전한 타고르의 시와 동병상련의 메시지를 담은 나이두의 시를 사랑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인도에 대한 특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식민지의 고난을 겪은 인도와 한국은 서로에게 영감과 용기를 준 해방의 동반자”라며 “지금 인도와 한국은 양국이 공유하는 민주주의와 공동번영의 가치를 기반으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간디의 정신과 함께 더 나아지고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공동체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권리를 갖도록 하는 것, 이것이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라며 “‘희망을 가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가질 수가 없다’는 간디의 말처럼 모든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희망을 간직하고 키워갈 수 있어야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간디 탄생 150주년 행사가 간디가 우리에게 남긴 정신을 되새기며 서로를 포용하는 세계로 나아가는데 많은 영감을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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