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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이현희 민주평통 사무처 전문위원] ‘탈태환골’ 민주평통, 변화가 곧 과제다

제19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가 새롭게 출범했다. 헌법에 설치근거를 두고 있는 민주평통은 의장인 대통령에게 평화통일정책을 건의하고 자문하는 기능을 중심적으로 수행한다. 자문회의는 2년 마다 새롭게 구성된다. 이번에는 1만9000명의 국민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민주평통은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유일한 정부기구이자 국내외에 풀뿌리 조직을 둔 평화통일운동기구이다. 국내 228개 시·군·구에 협의회가 있고, 해외에는 3600여명의 자문위원이 124개 국가에서 활동한다. 이러한 조직적 특성은 민주평통이 가진 힘이지만 비판의 지점이 되기도 한다. 조직의 힘이 정권을 위해 쓰일 수 있다는 우려다. 1981년 출범 이후 38년의 역사를 걸어오면서 시대적 상황에 따라 민주평통의 구성과 활동도 변화를 겪어왔다. 출범 때마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요구가 따라다녔고, 잦은 변화는 오히려 비판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변화만이 지속성을 가져올 수 있다. 제대로 된 변화가 필요하다.

19기 민주평통도 변화를 시도했다.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지속성을 위한 변화이다. 국민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변화를 만들고자 했다. 먼저 국민참여공모제를 통해 전체 규모의 10%인 1900명의 일반국민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애초 참여 저조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국내외에서 6717명의 국민이 응모해 3.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개성공단기업인, 문화예술인, 북한이탈주민, 대학생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국민들이 참여했다. 뜨거운 국민의 관심과 요구 그리고 국민조직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성과 균형성을 높이기 위해 여성과 청년 비율도 대폭 늘렸다. 여성 자문위원은 30.1%에서 40.3%로 확대됐고, 45세 이하 청년 자문위원은 20.4%에서 30.1%로 늘어났다. 중장년층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자문위원의 기회가 여성과 청년에게 대폭 부여됐다. 이제 구성의 변화를 활동과 실천으로 이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국민의 요구를 폭넓게 반영하는 자문건의 활동을 하고, 다양한 공론의 장을 통해 평화통일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공감을 높여 나가고자 한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일상의 평화를 만드는 일에도 앞장설 것이다. 삶의 현장과 연계된 생활밀착형 평화통일활동을 펼치고,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실천하는 남북교류협력 기반을 만드는 것도 과제다. 비율이 대폭 높아진 여성과 청년이 ‘머리수’를 채우는 참가자가 아닌 능동적인 역할자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사실 1만9000명의 자문위원을 2년마다 위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부족함도 있었고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오랫동안 자문위원 활동을 해온 많은 분들이 위촉되지 못하면서 활동력이 저하되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다. 이러한 과도기를 잘 극복하고 변화를 지속성으로 만드는 것이 19기 민주평통의 과제이다.

흔들리지 않는 새로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만드는 일도 국민참여와 맞닿아 있다. 깨어있는 국민이 폭넓게 참여하고 주도성을 발휘할 때 평화와 번영의 길도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 국민이 중심에 서는 그 길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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