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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아랍의 봄’ 그 광장서 반정부 시위
건설업자 동영상 게재 촉매제
주요도시서 대통령 퇴진 요구
이집트 시위대들이 21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에서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걸어가고 있다. [EPA]

군부 쿠테타 이후 ‘공포정치’가 펼쳐지고 있는 이집트에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례적으로 발생했다. 스페인 망명 중인 한 건설업자가 대통령과 군부의 부패를 비난하는 동영상을 게재한 것이 촉매제가 됐다. 이번 시위가 건설업자가 요구한 시점에 정확하게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 배후를 둘러싼 궁금증이 커지는 모습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비롯해 알렉산드리아, 수에즈 등 주요 도시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선 수백명의 시민이 모여 엘시시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 이 광장은 지난 2011년 민주화운동 ‘아랍의 봄’ 당시 시민들이 모여 군부 장기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퇴진을 외쳤던 곳이다.

이집트 모니터링 그룹에 따르면 지난 주말 시위로 적어도 274명이 연행됐으며, 고무총으로 무장한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다. 군인 출신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 2013년 군부 쿠테타로 정권을 잡았으며, 이후 비상사태를 계속 유지하면서 사실상 시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날 시위는 이집트 군과 15년 동안 거래를 해온 건설업자 모하메드 알리(45)가 엘시시 대통령과 군부가 호화 주택을 짓는데 공금을 유용했다는 내부 고발로 촉발됐다. 그는 동영상을 통해 “우리는 대통령을 신으로 만드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며, 20일에 예정된 이집트 유명 축구팀 경기 이후 거리 시위를 펼칠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에 따라 실제로 주말 시위가 발생했으며, 밤샘 시위는 21일에도 이어졌다.

중동 민주화 프로젝트 연구를 담당하는 에이미 호손은 “(이번 시위는) 이상한 일”이라며, “이 사람이 누구인지,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지, 왜 그러한 혐의를 제기했는지 잘 모르지만, 분명히 그는 잘 연결되어 있다”며 배후에 반정부 세력과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내부고발자의 경우 정치인도 아니고, 혁명가도 아니라는 점에서 공포정치에 울분을 터트리고 싶은 이집트인들에게 단순히 계기를 제공한 것 이상의 의미는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 주말 시위 지속 여부에 따라 내부 고발자의 이집트내 영향력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가 내려질 것으로 NYT는 전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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