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이 1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손학규 대표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이 16일 같은 당의 손학규 대표를 놓고 "사퇴하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약속의 시간이 다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손 대표가 4·3 보궐선거 직후 "추석까지 당 지지율 10%가 안 되면 사퇴하겠다"고 말한 것을 가리킨다. 손 대표 측은 "바른정당계 등 비당권파로 인해 당의 정상 운영이 어려웠다"는 말로 당시 입장을 사실상 유지할 수 없다는 상황이다.

정 의원은 "(손 대표가 공언한)155일 시간동안 무엇이 달라졌는가"라며 "추석은 지났고, 우리 당의 지지율은 의석수 6명인 정의당(6.2%)보다 못한 5.2%를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당시 우리 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가진 유일한 희망은 손 대표의 개혁 아닌 사퇴"라며 "당 대표가 뭘 하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당 대표가 뭘 하지 않고 사퇴하기만을 바라는 당내 의원들과 당원들의 비참한 희망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55일 시간동안) 불법 사보임까지 단행하며 패스트트랙을 강행했다"며 "당 대표 사퇴를 기치로 내건 오신환 원내대표가 당선됐고, 손 대표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자 받아들인 혁신위원회는 무산됐다"고 했다.

그는 "손 대표는 젊은 혁신위원들을 밟고 당권을 연장했고, 퇴진을 요구하는 당직자는 무더기로 해임했다"며 "그럼에도 쓰디 쓴 침묵을 이어왔다. 손 대표의 약속에 대한 존중이었지만, 이제 약속의 시간이 다 됐다"고 다그쳤다.

그는 또 "당 내홍이야 부끄러운 심정일지언정 견뎌낼 수 있지만, 당 대표로 정당이 정치적 역할을 다 할 수 없는 것은 정치인 한 사람으로 견딜 수 없는 일"이라며 "추석 민심은 매서웠다. 외교는 실종됐고 경제는 무너지는데 바른미래는 뭘하고 있느냐는 질타는 사나웠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바른미래당은 대안정당으로 싸움의 최전선에 서야 한다"며 "하지만 국민은 패권 패거리에 치이고, 당 대표의 리더십조차 제대로 서지 못한 바른미래 역시 척결의 대상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손 대표는 패권, 패거리에 의존한 문재인 대통령과 다를 바 없다"며 "지금 손 대표는 총선승리, 정권연장에만 혈안이 된 민주당과 다를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의원은 바른미래 내 비당권파의 핵심세력인 바른정당계에 속하지만, 다른 인사들과 비교해선 손 대표에 대한 말을 그간 아껴왔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손 대표가 한 약속을 그래도 기다려보자는 생각이었다"며 "손 대표가 약속한 시일이 지났는데도 아무 답을 내지 않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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