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30일 북미정상의 판문점회동 이후 대미비난을 자제해오던 북한은 21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한반도정세 악화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며 비난공세를 재개했다. 자료사진.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6·30 북미정상의 판문점회동 이후 미국을 향한 비난을 자제하던 북한이 한반도정세 악화에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며 대미비난 공세 재개에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우리의 자위적 국방력 강화조치는 정당하다’는 제목의 개인 명의 논평에서 “평화와 화해의 기운이 감돌던 조선반도(한반도)정세가 이번에 또다시 긴장상태에 빠져들었다”며 “모든 것은 미국이 남조선과 함께 강행한 광란적인 합동군사연습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조선반도의 평화와 관계개선을 바라지 않고 있으며 불순한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미국·남조선 합동군사연습은 우리에 대한 엄중한 군사적도발이고 우리의 평화노력에 대한 도전이며 우롱”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판문점에서 전격적인 회동을 가진 이후 미국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왔다. 한미 연합군사연습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등 미국과 연계된 사안에 대해 비난할 때도 미국이 아닌 한국을 향해 화살을 돌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광복절 경축사를 겨냥해 ‘북쪽에서 사냥 총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 등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가며 비난하기도 했다.

북한의 대미비난 재개를 놓고 조만간 가시화될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한미 연합군사연습과 한국의 새로운 무기체계 도입 등 안보 우려와 함께 최근 잇따라 발사한 단거리미사일 시험·개발의 정당성을 제기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미국을 향한 비난을 재개했지만 나름 수위를 조절하는 가운데 북미관계 개선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논평은 “힘의 대결을 반대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조미관계(북미관계)를 개선하고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려는 것은 우리의 일관한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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