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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몸통 시신 용의자, 수사망 좁혀오자 자수
고양서, 피해자 ‘모텔 묵었을 것’ 예상해 탐문수사
피의자 A 씨, 警 다녀간 뒤 심리적 압박 느껴 자수
피해자 B(32) 씨를 살해하고 시체를 한강에 유기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A(39) 씨가 구속전피의자심문을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경찰에 자수한 ‘한강 시신사건’의 피의자 A(39) 씨는 “경찰이 모텔에 다녀간 뒤 심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자수를 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문 채취가 가능한 피해자 B(32) 씨의 팔이 추가로 발견된 상황에서, 수사망이 본인에게까지 좁혀오자 압박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A 씨는 자수 전후 자신의 행동에 대한 뉘우침보다는 피의자에 대한 거센 반감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해 왔다. 18일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피의자가) 다음생에 또 그러면 또 죽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중 하나다.

19일 고양경찰서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피해자가 모텔에 묵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지역 모텔을 돌면서 탐문 수사를 진행했다”면서 “수사 과정에서 A 씨를 만났는데, A 씨가 여기에 심리적 압박감을 느껴서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A 씨는 경찰 수사에서 자수를 하게 된 경위를 묻자 “검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이에 심리적 변화를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몸통 시신을 발견한 이후, 활발한 수색으로 다른 시신부위를 찾고 동시에 탐문도 벌였던 경찰 수사가 A 씨를 자수에까지 끌어낸 것이다.

자수 당일 A 씨는 서울지방경찰청을 우선적으로 찾아갔고, 그후 가까운 종로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의 범죄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서울에 거주하는 상황에서, (일선 경찰서보다) 큰 지방청에 가면 되는 줄 알고 서울청에 갔다가 종로경찰서로 발길을 옮긴 듯 보인다”고 했다.

A씨는 지난 8일 서울 구로구의 한 모텔에서 B씨를 둔기로 살해한 뒤 모텔 방에 방치하다 시신을 여러 부위로 훼손해 12일 새벽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피해자가) 숙박비도 안 주려고 하고 반말을 하며 기분 나쁘게 해서 홧김에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의 갑질로 다툼이 생겼는데 이후 숙박비 4만원까지 주지 않았고,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A 씨는 현재 ‘억울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A 씨는 18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었고, 주먹으로 먼저 쳤고, 반말을 했다”면서 “자세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B 씨에게 다른 데(모텔)로 가라고 했는데 (그러지 않아 다퉜다)”고 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온 자리에서는 “생애에 또 그러면 너(B 씨) 또 죽는다”고 했다.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 없느냐”는 질문에는 침묵했다.

하지만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하기엔 범행 수법이 잔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찰은 추가 보강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피해자를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한 점 등이나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여러차례에 걸쳐 시신을 유기한 점등이 수사 대상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증거관계를 보강수사해, A 씨의 범행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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