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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强 대 强…美 “양국 스스로 해결”
백색국가 日제외 칼끝 대치국면
국무부 “한일 창의적 해법 찾아야”
적극 관여…중재엔 신중한 입장
韓 지소미아 파기 검토엔 부정적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미 국무부를 방문한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과 오찬 회동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일본의 대(對)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맞서 우리 정부도 일본을 백색국가(수출절차우대국)에서 배제하며 양국 경제전쟁의 ‘강 대 강’ 대치국면이 본격화한 가운데,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사실상 동일한 메시지를 발신하며 관여(인게이지·engage)에만 치중하고 있다. ‘양국 스스로 해법을 찾으라’는 게 핵심이다. 한 쪽 손을 들어줘야 하는 중재(arbitration)엔 지극히 신중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당국자는 12일(현지시간) 한국이 같은 날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맞불을 놓은데 대해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창의적 해법의 여지를 찾을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부터 ‘한일 갈등은 양국 간 자체적 해결이 최선’이라고 밝혀 온 입장을 꾸준히 견지하는 모양새다. 국무부는 그러면서 “미국은 이 사안에 관여(engage)를 계속할 것이며, 우리의 두 동맹(한국과 일본)간 대화 촉진을 위해 준비되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미국이 사용한 ‘관여’란 단어와 한국 측에 주문한 ‘창의적 해법’은 지난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직후에도 똑같이 나온 바 있다. 당시 국무부 당국자는 “미국은 이 문제에 관여를 계속하고 두 동맹 간 대화를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이 창의적 해법을 위한 공간을 찾길 원한다”고도 했다.

국무부 당국자는 악화일로를 걷는 한일갈등의 책임이 두 나라 모두에게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양자관계가 나빠지면 각각 댓가를 치른다. 그리고 각자가 관계 개선에 대한 책임을 안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갈등이 한일관계의 경제·안보적 측면을 훼손하지 않도록 막는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 모두의 동맹이자 친구인 미국이 북한 등 공유 과제에 직면, 한미일 내 양자 및 3자 간 강력하고 긴밀한 관계 보장이 중요함을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또한 11일 전 일본을 향해 내놓았던 메시지와 대동소이하다.

양국 가운데 한쪽 손만 들어주는 데 거리를 두는 미국의 ‘불(不)중재’ 입장은 이달초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외교장관 회의에서도 명확히 드러났다. 당시 국무부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미국은 중재나 조정에 관심이 없다. 그 사실은 여전하다”고 했다. 아울러 “미국이 중간에 들어가는 것은 긍정적이지 않다. 이런 일(한일관계 악화)은 처음이 아니다. 분명히 더이상의 단계를 밟을 필요는 없다”며 ‘중재자’로서의 역할론에 선을 그었다.

이처럼 한일관계 악화를 보는 미국의 현재 입장은 우리 정부가 고심 중인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파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한국 정부가 이를 ‘또 하나의 카드’로 활용해 갈등의 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지소미아 연장을 원하느냐는 취재진 질의에 “(한일이) 우리(미국)를 매우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한다”며 “한국과 일본이 잘 지내길 바란다”고 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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