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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계근무중 음료수 자판기 왕래' 해군 수뇌부 문책 불가피
해군 2함대사령부 전경. [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난 4일 밤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애서 발생한 사건의 여파로 해군 지휘부에 대한 고강도 문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경미한 사건'으로 인식하고,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까지 보고될 사안은 아니라며 해명하고 있지만, 최근 계속되고 있는 군 '기강 해이' 논란에 군에 대한 여론은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15일 "이번 사건은 군 내규에 따르면 중대한 사고가 아니라 경미한 사건으로 분류된다"라며 "해군본부 차원에서 처리할 일이지 합참의장에게까지 보고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사건에 연루된 소령 1명과 병사 3명이 현재 해군본부 헌병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데 곧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군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문책 대상이 어디까지 될 지는 국방부에서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해군 2함대사령부 내 탄약고 인근에서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한 거동 수상자는 인근 초소 경계병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당시 경계를 서던 병사 중 한 명이 굳이 검문에 불응하고 달아난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일단 군 헌병대의 수사는 근무지를 이탈했다가 검문에 불응한 병사, 이 병사와 함께 근무하던 병사, 거동 수상자가 밝혀지지 않고 사건이 일파만파되자 거짓으로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한 병사, 이 병사에게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해주겠다'고 한 부대장 등 4명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허위 자백, 은폐 조작 사실을 알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해군 수뇌부에 대한 고강도 문책이 뒤따를 거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군이 발표한 수사 결과에 따르면 2함대사 A상병은 경계초소 근무 중 음료수를 사려고 약 200m 떨어진 생활관 내 자판기에 다녀오다가 탄약고 경계병에게 발각됐다. 하지만 이 경계병의 수하에 불응하고 달아났다가 거동 수상자로 신고돼 사건이 일파만파됐다.

A상병은 소총을 초소에 두고 전투모와 전투조끼만 착용한 채 근무지를 이탈한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수하에 불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계근무 중 자판기 음료수를 사러가는 행태가 이번이 처음이었는지, 같은 생활관에서 근무하는 병사들끼리 이런 식의 대응이 가능한지 등에 의문이 제기돼 A상병의 해명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이 없어 내부 소행으로 보고 사건 당시 근무한 경계병 20여 명을 용의자로 압축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동반 근무자의 관련 진술을 토대로 A 상병을 추궁해 자백을 받아 13일 새벽에 검거했다”고 말했다.

2함대에서 발견된 고무보트와 오리발 등은 이번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군은 밝혔다.

이번 사건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됐지만, 최근 계속되고 있는 군 기강 해이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남북 군사합의로 철거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철조망 일부를 액자 기념품으로 만들어 국회의원 등에 제공한 사실이 군 기강 해이 논란을 일으켰다.

이어 지난 3월 공군 부대에서 지대공 미사일 천궁이 점검자들의 실수로 발사돼 공중 폭발한 사건이 일어났다.

또한 지난 5월 북한의 미사일 도발 당시 장성 10여명이 충남 계룡대 골프장에서 골프를 계속 친 사실이 논란이 됐고, 지난달에는 북한의 소형 어선이 강원 삼척항에 군경의 아무런 제지 없이 입항해 '해상판 노크귀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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