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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대남 투트랙’ 전략…한일갈등 편들고 북미대화 배제하고
-北 노동신문, 南 ‘일본산 불매운동’에 관심
-비핵화 관련해선 南北보다 北美 우선순위
북한은 한일갈등과 관련해선 한국의 편을 들어주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북미대화에서 한국은 빠지라는 입장을 보이며 민감한 외교안보사안과 관련해 ‘대남 투트랙’을 구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밝은 표정으로 손을 맞잡은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한국과 연관된 민감한 외교·안보 이슈들에 있어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북한은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갈등에 있어서는 한국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지만, 한반도 비핵화문제와 관련해서는 북미 간 논의할 문제라며 한국은 빠지라는 식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우선 북한은 한일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일 일본을 겨냥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5일 남측 언론을 인용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한 국내의 일본산 불매운동 소식과 시민단체의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과 서명운동 등의 소식을 전했다. 또 ‘본색을 드러낸 파렴치한 고래사냥꾼’이라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는 일본의 지난달 국제포경위원회(IWC) 탈퇴를 언급하며 “지구의 생태환경이 파괴되든 말든 제 배만 불리면 그만이라는 일본의 그릇된 처사”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전날에는 ‘수출규제 조치에 비낀 흉악한 기도’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비판하면서 일본과 과거는 물론 현재에 대해서도 철저히 결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베 신조 총리 등이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을 내비치며 화학물질의 북한 유출 의혹을 제기한데 대해 “우리를 걸고 남조선에 대한 저들의 부당한 경제적 보복조치를 합리화해보려는 일본 반동들의 너절한 속심”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또 ‘모기장밖에 쫓겨난 신세’, ‘정치난쟁이’, ‘섬나라 족속’ 등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가며 한반도문제 논의에서 일본이 배제되는 ‘저팬 패싱’ 현상을 꼬집기도 했다.

북한은 그러나 조만간 재개될 북미대화 등 비핵화 이슈에서는 한국을 배제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4일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라는 제목의 글에서 “미국 눈치를 보면서 북남관계 문제를 조미(북미)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추진하겠다고 하는 남조선 당국의 태도는 평화번영에 대한 희망으로 밝아야 할 겨레의 얼굴에 실망의 그늘을 던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민족끼리는 13일에는 ‘소외론, 결코 공연한 우려가 아니다’는 논평을 통해 “조미 두 나라가 마주 앉아 양국 사이의 현안 문제를 논의하는 마당에 남조선이 굳이 끼어들 필요는 없으며 또 여기에 끼어들었댔자 할 일도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동시에 북미대화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어차피 남북대화는 의미 없으니 북미대화에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결국 북한은 한일갈등과 북미대화라는 민감한 외교안보 이슈에 있어서 사안별로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에서 취사선택하려할 것으로 보인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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