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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관객 상반기 1억명 돌파 시대, SNS 눈도장 찍어야 1000만 찍는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1천만 관객 돌파 영화는 2004 ‘태극기 휘날리며’부터 지난 4월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총 24개다. 올해에는 상반기 영화 관객이 사상 처음으로 1억 명을 넘어서면서 1천만 관객의 영화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극장 전체 관객 수는 약 1억1112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9천635만명)보다는 무려 1490만명이 늘었다. 한국영화 대 외국영화의 비율은 각각 51.2%와 48.8%로 한국영화와 외화가 골고루 선택받았음을 알 수 있다.

올해도 1월 개봉한 ‘극한직업’(1천626만명)과 4월 개봉한 ‘어벤져스:엔드게임’(1천391만명)등 1천만 넘는 흥행작들이 나왔다. 현재 상영중인 ‘기생충’은 966만명, 지난해 10월 개봉한 ‘보헤미안랩소디’는 994만명의 관객을 동원, 1천명에 조금 못미치고 있다. 하지만 ‘기생충’은 며칠내로 관객 1천만명을 돌파할 예정이다.

영화관객 상반기 1억명 돌파, 1천만 영화들의 증가 시대에 영화관객의 트렌드와 마케팅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그 변화중 가장 뚜렷한 것은 유명 배우와 유명 감독의 티켓 파워는 점점 약해지고 있으며, 대규모 제작비와 영화 규모가 흥행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대마불패는 영화계에서는 이미 사라졌다.

그 중심에 SNS가 있다. SNS 사용 증가로 인해, 단순히 ‘영화가 좋다, 또는 별로다’ 라는 입소문 정도가 아니다. SNS의 논리에 설득당해 영화를 보러가는 사람이 많다. 반면 그 감상기가 기대에 못미치면 영화를 보러가지 않는다.

CGV 황재현 홍보팀장은 “영화에서 입소문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SNS는 결국 기대를 뛰어넘었느냐, 못넘었느냐는 평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면서 “관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신선한 소재와 남녀노소 누구나 빠져들 수 있는 이야기가 흥행요소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SNS가 크게 영향을 미쳐 관객이 대거 몰린 대표적인 영화는 ‘극한직업’을 비롯해 지난해 10월 개봉한 ‘완벽한 타인’(529만), ‘알라딘’ 등이다. ‘극한직업’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신나게 웃다가 나왔다”, ‘알라딘’은 “뮤지컬을 보는듯 재미있다”, ‘완벽한 타인’(529만)은 “실내 촬영만으로 긴장감을 주는 등 기대 이상이지만 부부가 같이 보면 안좋아”라는 반응들이 올라와 영화 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SNS 소문으로 저조한 스코어에 그친 영화는 ‘마약왕’(186만), ‘우상’(18만3천), ‘자전거왕 엄복동’(17만2천) 등으로 송강호, 한석규, 정지훈 등 스타가 출연해도 스토리가 공감을 주지 못한다는 평가가 저조한 결과로 이어지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롯데컬처웍스의 김기범 씨는 “대마불패 등 기존 영화공식들은 많이 깨졌다. 영화관람의 가장 큰 척도가 된 SNS에 떠도는 얘기들의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 영화를 안 본 사람이 영화를 본 사람에게 설득당해 영화를 보는 게 SNS 메카니즘이다”면서 “‘기생충’의 해석에 관한 얘기들이 SNS에 쏟아져나왔는데, 그 해석을 보고 ‘나도 보러 가겠다’고 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역주행(‘보헤미안 랩소디’ ‘알라딘’) 하는 영화들도 자주 생기고, 기대가 낮았던 ‘완벽한 타인’처럼 비수기에도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가 나온다.

또 다른 변화는 40,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영화관람 비중 증가다. ‘극한직업’, ‘기생충’, ‘알라딘’은 중년들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알라딘’은 중년들이 과거 봤던 디즈니 영화의 실사여서 더욱 몰렸다는 분석이다.

N차 관람 비중도 크게 증가했다. 좋은 콘텐츠면 몇 번이건 본다는 것이다. ‘기생충’의 재관람율은 5.0%, ‘극한직업’은 7.2%, ‘알라딘’의 재관람율은 무려 7.8%에 이른다.

일반관 외에도 특별관에서 다시 보는 관객도 많다. ‘알라딘’을 이끈 4DX, ‘보헤미안 랩소디’를 여러차례 보게 만든 스크린X, 4DX with ScreenX, IMAX 등 기술 특별관 확대로 좋아하는 영화를 다양한 포맷으로 경험하려는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알라딘’은 5일 현재 4DX에서 역대 최고 기록인 70만명이 넘는 관객이 보는 등 거의 매진에 가까울 정도로 인기를 얻으면서 N차 관람으로 이어졌다. 4DX의 매직 카펫 라이드 효과는 영화 속 내용처럼 마치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같이 타는 것 같은 체험을 선사했다. ‘어벤져스:엔드게임’의 ‘용아맥’(용산 아이맥스관) 열풍은 암표까지 등장할 정도로 선풍적이었다.

하지만 전체 관객수가 늘어나면서 쏠림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 동안, 1월 ‘극한직업’(1천626만명), 3월 ‘캡틴마블’(580만명), 4월 ‘어벤져스:엔드게임’(1천390만명), 5∼6월 ‘기생충’(923만명), ‘알라딘’(705만명) 등 5개의 흥행작들이 전체 관객수 50%를 넘었다. 관객들의 평가에 따라 특정 영화에 쏠리거나 확실히 외면받는 관람 패턴이 자리를 잡는 듯하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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