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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상ㆍ하원 충돌에 이주민 지원안 제동 ‘위기’…트럼프 “멕시코 부녀 비극 민주당 탓”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부녀 익사 사진…이주민 처우 개선 목소리 높아져
미 의회, 잇따라 국경 지원안 통과, 상ㆍ하원 세부 지원방안서 차이
트럼프, 이민자 부녀 죽음 민주당 탓으로 돌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불법 횡단을 시도하던 여성이 제지를 당한 후 아들에게 물을 주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긴급 국경 지원안을 놓고 미 상원과 하원이 이견을 보이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이주민 처우 개선을 지원법 마련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멕시코 국경의 비극’을 고스란히 담은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부녀 익사 사진이 공개된 이후 이주민 처우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하원과 상원은 잇따라 서로 다른 버전의 ‘긴급 국경 지원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양 원이 통과시킨 지원안에 담긴 세부 지원 방안이 상당수 차이를 보이면서 최근의 이주민 지원 이슈는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과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의 대결 양상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은 멕시코 국경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주민들을 돌보기 위한 46억 달러의 국경 지원 법안을 찬성 84표 반대 8표로 처리했다. 법안에는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이주민 보호소 수용 능력 강화 부분이 반영됐다.

반면 상원은 전날 하원이 통과시킨 국경 지원안은 찬성 37, 반대 55로 부결시켰다. 민주당이 주도한이 법안은 국경경비대에 억류된 이주자에게 음식과 피난처를 제공하는데 10억달러, 보건사회복지부에 넘겨진 무동반 어린이들을 돌보는데 30억달러를 투입하는 등의 지원방안을 담고 있다.

하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민주당은 상원이 통과시킨 지원안에 즉각 반발했다. 더 나은 의료와 주거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조건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라울 그리잘바 민주당 의원은 “상원의 법안에는 자금 사용 방법에 대한 규제가 부족하다”고 비난하며 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상원의 지원안 표결 전 두 법안을 조율하기 위해 대화에 나섰지만, 상원 법안을 채택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 질문에는 “안 된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반면 상원은 두 지원안 간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조정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면서, 상원의 안으로 뜻을 모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내달부터 일주일 간 이어지는 휴회 기간 전에는 민주당이 지원안을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계산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상원 세출위원회의 위원장인 공화당 처드 셸비 의원은 국경 지원 법안을 통과시킨 후 “하원과 상원이 두 개의 국경 지원 법안을 조정하려고 한다면 처리해야 할 많은 차이점들이 있다”고 밝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사안의 시급성을강조하며, 양 원이 즉각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빨리 회의를 열어 4가지 수정안에 대해 협상해 법안에 반영해 빨리 끝낼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리오그란데강을 헤엄쳐 미국에 들어가던 중 익사한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부녀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정책과 열악한 이주민 처우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P]

미 의회가 이처럼 서둘러 이주민 지원법 마련에 나선 것은 멕시코와 미국 간 국경을 헤엄쳐 건너다 익사한 이민자 부녀의 사진이 공개 된 이후, 이주민 처우를 놓고 국민적 비난 여론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슈머 원내대표는 이 사진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 이 사진을 봐달라”면서 “이들은 마약상이나 부랑자나 범죄자가 아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강경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사진이 오히려 민주당에게 ‘비극’의 책임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아시아 순방에 앞서 백악관을 나서면서 “민주당이 법을 바꿨다면 죽음을 즉시 멈출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우리에게 올바른 법이 있었다면 그들은 미국에 오려고 하지도, 시도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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