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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푸념 속 인내’ㆍ시진핑 ‘안보ㆍ경제 지원’…대미 공동전선 키웠다
-북중정상회담 의미와 배경, 전망
-北中, 민감한 시기 대미전선 공조 강화
-“북중관계, 시대요구 맞게 강화ㆍ발전”
-시진핑 “핵문제 정치적 타결은 필연적”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날 평양 금수산영빈관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에서 북중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양국 공동이익에 부합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에도 유리하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20일 방북환영만찬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미 비핵화협상 교착 장기화와 미중갈등 격화 속에 중국 최고지도자로서 14년만에 평양을 찾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북중정상회담의 뚜껑이 열렸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양국관계의 발전을 통한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기로 뜻을 모았다. 향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나아가 미중갈등 등 국제정세 속에서 북중 양국의 연대와 공조를 한층 강화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김정은ㆍ시진핑 “북중관계 발전, 양국 공동이익 부합”=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전날 평양 금수산영빈관에서 열린 북중정상회담에서 먼저 양국관계의 심화ㆍ발전에 방점을 찍었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양 정상이 회담에서 “조선반도(한반도)정세를 비롯한 중대한 국제 및 지역문제들에 대한 폭넓은 의견교환을 진행했다”며 “지금과 같이 국제 및 지역정세에서 심각하고 복잡한 변화가 일어나는 환경 속에서 조중(북중)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깊이 있게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두 나라의 공동의 이익에 부합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심각하고 복잡한 정세변화는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멈춰선 북미 비핵화협상과 무역전쟁, 홍콩사태, 남중국해 문제, 그리고 대만 국가 인정 등을 둘러싼 미중 간 치열한 경쟁구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미국을 상대로 공동전선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 할 수 있다.

통신은 이어 양 정상이 “전통적인 조중 친선협조관계를 시대적 요구에 맞게 계속 활력있게 강화ㆍ발전시켜나가는 것은 두 나라 당과 정부의 시종일관한 입장”이라며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염원, 근본이익에 전적으로 부합된다는데 대해 강조하면서 조중외교관계 설정 70돌을 더더욱 의의 깊게 맞이하기 위한 훌륭한 계획들을 제의하시고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이를 위해 북한 노동당과 중국 공산당, 그리고 양국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긴밀히 하고 상호 이해와 신뢰를 두텁게 하는 동시에 고위급왕래 등 각 분야에 걸친 교류와 협조를 심화시키기로 했다.

특히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한반도문제와 관련해 외교적 해법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혀 주목된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시 주석이 전날 환영만찬 연설에서 “지역과 세계의 평화, 안정, 그리고 번영에 더 크게 기여하기 위해 지속적인 평화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또 한반도 핵문제의 정치적 타결은 양국의 열망이자 필연적 추세라면서 이를 위한 지속적인 평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도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식으로 ‘푸념’을 늘어놓기는 했지만 북미대화를 통한 한반도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중국중앙(CC)TV는 김 위원장이 북중정상회담에서 “과거 1년간 조선(북한)은 정세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많은 적극적인 조치를 했지만 유관국의 적극적 호응을 얻지 못했는데 이는 보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조선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유관국이 조선 측과 마주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반도문제가 해결돼 성과가 있기를 원한다”며 북미대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시진핑 “힘 닿는 한 돕겠다” 北 ‘뒷배’ 자처=향후 북중 간 연대 움직임은 한층 긴밀해질 전망이다. 특히 시 주석은 북한이 안보와 경제 이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이를 돕는 ‘뒷배’가 되겠다고 자임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중국은 조선이 자신의 합리적 안보 및 발전에 관한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북한이 미국과 협상에서 요구해온 체제안전보장과 경제발전을 위한 제재완화 등과 관련해 북한의 손을 들어주면서 중국이 보다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이전까지 한반도문제와 관련해 한발짝 물러서있던 중국의 적극적 관여는 교착상태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중국 변수’ 추가에 따라 가뜩이나 얽히고설킨 한반도정세 함수를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드는 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갖는다는 분석이다.

북중정상회담 배석자 면면에서는 양국의 경제협력 의지도 드러났다. 시 주석 수행단에는 중국의 거시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과 중산 상무부장 등 경제각료들이 포함됐는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이후를 대비한 포석이라 할 수 있다. 북한에서도 경제사령탑인 김재룡 총리가 정상회담에 배석하며 중국과 협력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정은, ‘시황제’ 더할 나위 없는 극진 예우=아울러 김 위원장은 자신의 네 차례 방중 뒤 북한 땅을 밟은 시 주석에게 더할 나위 없이 극진한 예우를 제공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를 맞아 대규모 환영행사를 가진데 이어 다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또 다시 성대한 환영행사를 갖는 등 외국정상 방북시 두 번에 걸친 영접행사 의전을 제공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두 차례 영접행사에는 김 위원장 부부를 비롯해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 제1부위원장, 김재룡 총리 등 북한 당정군 최고위급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금수산태양궁전 광장까지 무개차에 올라 꽃과 양국 깃발을 흔들며 ‘환영’, ‘습근평’을 외치는 수십만명의 시민들의 연도환영 속에 이동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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