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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봄밤’ 기석은 정인과 사랑을 논할 자격이 없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MBC 수목극 ‘봄밤’에 나오는 몇몇 남자들은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양성평등의 그것이 아니다. 아내와 여친을 대하는 방식이 잘못돼 있다. 가부장적이거나 이기주의다. 이정인(한지민)의 아버지 이태학(송승환)과 정인의 형부인 남시훈(이무생)이 대표적이다.

정인의 남친 권기석(김준한)도 마찬가지다. 현실적이고 연애편의주의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 19일 방송에서 기석과 정인이 나눈 대화는 이를 잘 반영한다.

“니가 불구덩이에 뛰어드는데. 이렇게 된 이상 우리 못헤어져”(기석)

“지호(정해인) 씨 이전에 기석 씨와는 헤어질 생각이었어”(정인)

“우리가 지쳐서 관두자고 하면 그만둘 수 있어. 그런데..”(기석)

“현실을 좀 똑 바로 보라고.. 그냥 올라가 자. 우리에게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기석)

“더 이상 우리라고 하지마”(정인)

정인-기석간의 대화는 기석이가 얼마나 사랑을 못하는지를 잘 설명한다. 그는 매번 사랑보다 현실을 먼저 챙겼다. 그러다 보니 서로에게 감흥이 없어졌다. 이렇게 된 이유를 오랜 연애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기석이가 자초했다.

이 현상을 정인은 비교적 정확하게 간파했다. “(우리는) 똑같이 자만했다” 정인은 기석 부친인 김창완을 만나서 결혼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도, “우리는 서로에게 실패했다”고 말했던 터다.

기석의 사랑론은 이상하다. 여친이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걸 그냥 볼 수가 없어 자신이 계속 여친을 지켜야겠다는 ‘구세주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이건 사랑이 아니다.

진짜 사랑은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거다. 알면서도 기꺼이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게 사랑이다. 그것을 조절할 수 있다는 건 ‘사랑’이 아니라 ‘계산’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기석의 이기적인 사랑법이 깔려있다. “정말로 날 위한다면, 헤어지자는 말부터 묵살시키지 말아야지”라는 정인의 말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실 아이가 있는 지호와 정인의 앞날도 순풍에 돛 단 배는 아닐 것 같다. ‘공룡 스티커’ 에피소드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정인은 지호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지만, 두 사람을 둘러싼 환경은 고난을 예고한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정인이 기석이와는 헤어져야 할 것 같다.

기석은 정인을 몇년간이나 만나놓고 정인이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도 모른다. 정인이 원하는 사람은 ‘따뜻한 남자’다.

“상처 정리하고, 천천히 와. 나 어디 안가”(지호)

“어떻게 그런 생각을?”(정인)

“나도 아파봤으니까”(지호)

정인이 원하는 사람은 지호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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