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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유조선공격 이란 책임”, 이란 “CIAㆍ모사드가 배후”…원유시장 ‘요동’
미국-이란, 오만해 유조선 피격 사건 책임공방
폼페이오, “이란이 공격에 대한 책임 있다고 평가”
이란 특별고문 “미 정보기관과 이스라엘이 배후”
걸프전 이후 군사 충돌 위기 최고조…유가 급등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와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AP]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13일(현지시간) 오만 해(海)에서 발생한 2척의 유조선 피격 사건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이 책임공방을 벌였다. 미국은 즉각 이란 책임론을 제기했고, 이란에서는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을 지목했다. 페르시아만 원유의 세계 수출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양국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걸프전 이후 최고조에 이르면서 국제 원유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메시지를 들고 이란을 방문해 외교적 중재에 나선 13일 오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 해에서 민간인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받았다. 한 척은 일본이 보유한 유조선이었고, 다른 한 척은 노르웨이 소속 유조선이었다. 피격 유조선 가운데 한 척에서 검은 연기 기둥이 치솟을 만큼 타격이 컸다.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란이 이번 공격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미국은 평가한다”고 밝혔다. 첩보와 사용된 무기, 작전 수행에 필요한 전문성의 수준, 최근이란이 선박에 가한 유사한 공격에 기반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이번 피격 사건이 이란의 소행이라는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외교는 외교로 대응해야지, 테러나 유혈사태, 강탈 등으로 대응해서는 안된다”고 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달 10일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란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이 미국의 경제 제재와 관련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AP]

한편 이란은 이날 유조선 피격 사건과 무관함을 주장하면서 오히려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공작 가능성도 제기하고 나섰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의 명분을 쌓으려고 ‘자작극’을 펼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란의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이번 사건이 “의심스럽다”며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한 긴급 대화를 제안했으며, 이란 해군은 오만해에서의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며 이란 배후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나아가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언 이란 의회 외교위원회 특별고문은 “미국의 정보기관(CIA)과 이스라엘 모사드가 페르시아만과 오만해를 통한 원유 수출을 불안케 하는 주요 용의자”라고 트위터를 통해 꼬집었다. 그는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UAE, 바레인의 어리석음도 중동에서 폭력의 불꽃을 부채질한다”며, “이란은 국익과 지역 안보를 지키고 불안을 야기하는 적을 좌절시키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양국의 책임 공방 속에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지난 1990년 걸프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아베 총리 면담 자리에서 “우리는 미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5∼6년간 핵문제를 협상해 핵합의를 성사했지만 미국은 탈퇴해버렸다”며, “모든 합의를 망치는 나라와 재협상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미국의 재협상 제안에 대해서도 단번에 거절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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