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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싱가포르 회담 1년 맞아 ‘유화모드’…金 친서 보내고, 美 3차회담 운 띄우고
-트럼프 답신 이어질 듯…北美 대화 재개 명분쌓기
-美 싱가포르 합의 ‘동시적 이행’ 언급 미묘한 변화


미국 아이오와주의 재생 에너지 시설 방문 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AP]

[헤럴드경제=신대원ㆍ윤현종 기자]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답답한 교착국면에 빠져있던 북미대화와 한반도정세에 긍정적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북미는 6ㆍ12 싱가포르 공동성명 채택 1주년을 맞아 앞서거니 뒤서거니 유화메시지를 내놓으며 대화 재개를 위한 환경조성과 명분 쌓기에 나선 모습이다.

먼저 움직인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으로부터 전날 친서를 받았다며 ‘매우 따뜻하며 매우 멋지고 아름다운 친서’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북미정상 간 친서가 공개된 것은 지난 1월 이후 5개월여만이며 하노이 결렬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과 전달경로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는 1년 전 싱가포르에서 공동성명을 도출한 성과를 환기시키면서 양 정상 간 우호적 관계를 바탕으로 향후에도 ‘톱다운’식 대화를 이어가자는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미정상 간 친서 교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자신들의 기존 입장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면 향후 북미관계 개선과 비핵화협상에서 좋은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이 큰소리를 치기는 했지만 경제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먼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제안을 했을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의 운을 띄우며 화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 소식을 공개한 자리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답했다. 대북 슈퍼매파로 불리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한 토론회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이 전적으로 가능하다면서 김 위원장이 열쇠를 쥐고 있으며 북한이 준비되면 어느 때라도 열릴 수 있다고 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 역시 같은 날 3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미국은 북한과의 건설적 논의에 관여할 준비가 돼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관계자는 특히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미군 유해 발굴 및 송환을 거론하며 “미국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모든 약속에 대한 동시적이고 병행적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연말까지 시한을 제시하고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괄타결식 빅딜론을 제시해온 미국이 동시적ㆍ병행적 행동을 언급한 것은 미묘한 변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 친서에 대한 답신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다 진전된 내용이 담긴다면 북미대화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미가 이전까지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메시지를 주고받기는 했지만 상대방을 움직일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정상 차원에서 친서가 교환되고 북미가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긍정적인 메시지를 발신한다면 대화 재개를 위한 충분한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봤다.홍 실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의 오슬로 연설 이후 남북이 먼저 공간을 열고 한미회담을 거쳐 3차 북미회담으로 가야한다”며 “친서 모멘텀을 잘 살린다면 6월 하순 예열단계 수준의 대화가 이뤄지고 7월에는 본격적인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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