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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한국당 ‘일침 핑퐁’
“총선 의식 공격 수위 높여” 분석

문재인 대통령과 자유한국당의 ‘일침 주고받기’가 노골화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국당을 간접 저격하고, 한국당은 독기 어린 발언으로 받아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양측 모두 내년 총선을 의식하고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최근 전장 선두에 거듭 보이는 점을 두곤 청와대가 총선 때 위기감을 의식 중인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인에게 말보다 중요한 건 맞는 말, 옳은 말”이라며 “듣기 좋은 선동이야말로 민주주의를 타락시키는 정치”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6ㆍ10 민주항쟁 기념사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좋은 말을 골라 쓰는 게 민주주의의 미덕”이라고 꼬집은 데 대한 반박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이 발언의 대상을 적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한국당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 바 있다.

문 대통령과 한국당의 ‘면박 싸움’은 올초부터 노골화됐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 때 ‘촛불혁명’, 3ㆍ1절 경축사에서 ‘빨갱이’, 5ㆍ18 기념사에서 ‘독재자의 후예’, 이달 현충일 추념사에선 ‘김원봉 발언’ 등 말을 쏟아내며 자신들을 간접 저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수세력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을 이어갔다는 입장이다.

물론 한국당이 먼저 싸움을 건 일도 상당수다. 올해 한국당을 강타한 ‘막말 논란’도 그 연장선이다. 민경욱 대변인은 최근에도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보고 “천렵(川獵ㆍ냇물에서 고기잡이)질에 정신 팔린 사람마냥 나홀로 냇가에 몸 담그러 떠난 격”이라고 해 논란이 됐다.

정치권은 양 측의 기싸움을 총선이 가까워지는 데 따른 필연적 수순으로 보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의견이 분분하다. 한 여론조사기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취임 1주년 지지율은 80%대였다. 지금은 40% 중후반을 달리는 중이다. 이런 분위기가 문 대통령을 전장에 끌여들였다는 분석이다. 애초 청와대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으로 한국당을 견제하는 기조였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이에 대해 전날 한 라디오에서 “내년 총선에서 지면 2년간은 대통령으로 악몽 같은 시간이 될테니, 이기기 위해 이념구도를 양분하는 것 아니냐고 보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아예 다른 시선으로 보는 이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오죽하면 문 대통령이 거듭 일침을 내놓겠느냐”며 “정치적 계산을 떠나 한국당의 지리한 딴지걸기에 답답함이 커진 데 따른 행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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