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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0만 ‘히키코모리’에 日사회 공포확산…“‘악마화’는 문제해결 도움 안돼”
가와사키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 등 히키코모리 연관 범죄 잇따라
일본 사회 히키코모리 공포 확산…실제 범죄율은 낮아
히키코모리 ‘악마화’, 일본 내 히키코모리 문제 해결의 걸림돌 될 듯


뉴욕타임스는 최근 일본에서 히키코모리를 둘러싼 ‘공포’가 확산되면서 전문가들은 이들을 둘러싼 오해가 히키코모리의 재기를 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달 말 일본 도쿄 인근 가와사키 시에서 발생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 등 최근 일본에서 벌어진 폭력적인 범죄가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와 연관돼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잠재적 범죄자로서 히키코모리에 대한 일본 사회 내 공포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정작 히키코모리와 폭력적 범죄의 상관관계는 매우 낮으며, 히키코모리를 둘러싼 ‘오해’가 구직을 포함해 향후 이들의 사회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히키코모리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잔인한 범죄들이 히키코모리가 자행했거나 혹은 이들과 연관이 있다는 발표가 이어짐에 따라 일본 사회 내 새로운 범죄의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히키코모리는 일반적으로 외부세계와 접촉을 차단한 채 6개월 이상 장기간 집에서만 생활하는 성인을 일컫는다. 지난 3월에 발표된 정부 조사에 따르면 120만명에 달하는 히키코모리가 일본 내에 존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19명의 사상자를 낸 가와사키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의 범인은 50대 히키코모리로 드러났고, 지난 1일 도쿄에서 44세인 아들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고위공직자 출신 76세 남성 역시 당시 “히키코모리인 아들이 가와사키 사건처럼 타인을 공격하지 않을까 우려가 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히키코모리들의 범죄율이 높다는 것은 사실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제는 이들의 범죄율이 아니라 히키코모리 자체가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현실도 개선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일본 츠쿠바 대학의 정신과 의사 사이토 다마키는 “지난 20년 동안 폭력적인 범죄를 저지른 히키코모리의 수는 단지 몇 명, 10건 이하가 확실하다”고 밝혔고, 포틀랜드 오레곤 보건과학대 정신과학부의 앨런 테오 교수는 “현재 문제는 정신분열증, 우울증, 자폐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히키코모리들이 장기적으로 방치돼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히키코모리의 자립을 도울 근본적인 해결책은 히키코모리를 집에서 꺼내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서 생활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히키코모리를 범죄자로 동일시하는 사회 분위기는 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NYT는 “히키코모리가 ‘악마화’될 수록 사회가 이들을 받아들이거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전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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