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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최석호 서울신학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매실장아찌가 먹고 싶구나!

  • 기사입력 2019-05-2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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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조정자 역할을 꽤 잘 해내고 있다. 북한 문제 역시 견제와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얼어붙은 한·일 관계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마지막 한 개의 실마리가 아쉬운 요즘 목포 거지대장 윤치호를 생각한다. 사람들은 윤치호를 거지대장이라 불렀다. 고아가 아니라 거지가 모여 사는 것으로 생각한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이사를 거듭하다가 지금 공생원이 자리하고 있는 다순구미 아래 마을에 정착한 것은 지난 1937년 4월. 고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정명여학교 음악교사 다우치 치즈꼬(田內千鶴子)도 손을 보탠다. 다우치 치즈꼬는 1912년 일본 고치(高知)에서 태어났다. 목포시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아버지 다우치 도쿠치(田內 德治)를 따라 1918년 우리나라로 들어온다. 야마테소학교(현 유달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목포공립고등여학교에 진학한 치즈꼬는 1929년 졸업한다. 치즈꼬는 영어교사 다카오 마쓰다로(高尾 益太郞)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영국 에딘버러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일본으로 돌아와 목사 안수를 받은 분이다. 일제가 저지른 만행을 부끄럽게 생각한 다카오 마쓰다로 목사는 조선에 들어 와 교육자로 헌신한다.

다카오 마쓰다로 선생은 제자 다우치 치즈꼬를 미션스쿨 정명여학교에 소개한다. 치즈꼬는 정명여학교 음악교사로 일한다. 다카오 선생은 윤치호 전도사가 꾸려가고 있던 공생원도 소개한다. 윤치호는 다우치 치즈꼬에게 청혼한다. 1938년 윤치호 전도사와 결혼한 다우치 치즈꼬는 윤학자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는다.

해방을 맞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전쟁이 일어난다. 목포에 들어 온 인민군은 아내가 일본인인데다가 이승만 정권 하에서 구장(區長)을 했다는 이유로 인민재판을 열었다. 이웃들이 적극적으로 변론해 주었기에 별달리 화를 당하지 않았다. 그러나 공생원을 인민군 사무실로 내주고 동네 인민위원장을 맡아야만 했다. 인민군이 후퇴하고 국군이 들어왔다. 인민군을 도운 죄로 구속된다. 이번에도 이웃들이 적극적으로 구명운동을 펼쳐서 석방될 수 있었다.

1951년 1월 21일 석방되자마자 전남도청을 방문하러 광주에 간다. 아이들을 먹일 식량이 없었다. 늘 가던 한양여관에 투숙한다. 한밤에 청년 세 사람이 윤치호를 데려갔다. 한양여관 주인의 증언이다. 이후로 윤치호를 본 사람은 없다. 그러나 윤학자는 계속 남아서 모두 3000명에 달하는 고아를 길러낸다.

한국정부는 1963년 문화훈장으로 그간의 노고를 위로한다. 1968년 10월 31일 윤학자는 “梅干しがだべたい”(매실장아찌가 먹고 싶구나)라는 말을 남기고 운명한다. 오부치게이조(小三, 1937-2000) 총리는 매화나무 20그루를 기증한다. 죽어서라도 매실장아찌를 맘껏 드시라는 뜻이다. 총리 부인과 윤학자 두 분 모두 학자 또는 학자로 이름이 같았다.

11월 2일 공생원 원생들이 <봉선화>를 합창하는 가운데 영구차는 공생원을 떠나 목포역으로 향했다. 목포 시민 3만 명이 목포역 광장을 가득 메웠다. 목포 최초의 시민장이다. 1969년 일본 국왕도 보관장(勳5等 寶冠章)으로 공적을 기린다. 1995년 한·일 양국은 공생원 이야기를 담은 영화 <사랑의 묵시록>을 공동으로 제작한다. 윤치호의 맏아들 윤기는 일본 교토·오사카·고베·사카이 등지에 ‘고향의 집’을 지었다. 우리 교포 노인들이 우리 음식을 먹고 우리 문화를 즐기면서 여생을 보내는 곳이다. 윤치호의 맏딸 윤청미가 낳은 맏딸 정애라가 공생원을 꾸려가고 있다.

최석호 서울신학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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