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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슬 좋았는데 억대 빚 절망”…3명 숨진 의정부 일가족 사연
[연합]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이 가족이 평소 화목했다는 지인 등 주변인들의 전언이 나왔다.

경기도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30분쯤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집안에서 A씨(50)와 아내 B씨(46), 딸 C양(18)이 숨져 있는 것을 아들 D군(16)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D군은 신고 당시 “엄마가 자살한 것 같다. 빨리 집에 와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3명은 딸 C양의 방에서 발견됐다. 각자 목엔 흉기에 찔린 흔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 안엔 혈흔과 범행에 사용된 도구도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격렬한 몸싸움이나 외부침입 흔적 등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며 “정밀 감식을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또 가족을 흉기로 살해하고 본인도 흉기로 목숨을 끊은 경우가 흔치 않다는 점에서 외부인에 의한 살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부검 결과와 아파트 CCTV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와 부채 규모·이유 등도 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과 지인 및 주변인 진술에 따르면 A씨 가정은 평소 화목했다고 했다. 이웃집에서도 이들이 다투는 모습을 보거나 싸우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금슬이 좋기로 자자하게 소문이 나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A씨 가족은 최근 사업 실패로 억대의 빚더미에 나앉으면서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7년 전부터 인근 포천시에 목공예점을 차려 혼자 운영했지만 운영난으로 최근 점포를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최근 일자리를 구하러 다녔으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 등의 이유로 구직에 거듭 실패하면서 아내가 일자리를 구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했다.

A씨 부부의 모습은 아파트 폐쇄회로TV(CCTV)에도 그대로 녹화돼 있었다.

A씨는 아침 출근 시간과 저녁 퇴근 시간마다 꼬박 부인을 차량편으로 데려다주는 모습이었고 사건 전날은 비가 오는 가운데 아내의 출퇴근을 차량으로 도와주는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이 가족에게 억대의 빚은 절망적인 고통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지인들에 따르면 최근엔 가족이 모여 집 담보대출로 빚을 갚는 방법도 논의했다. 최근 이런 가족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평소 다정했던 아버지와 딸은 서로 껴안고 눈물을 훔치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또 A씨는 부모가 죽으면 자식에서 빚이 승계되는 점을 가족과의 대화 과정에서 걱정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아들 D군도 경찰 진술에서 “전날 오후 부모님과 누나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비관적인 대화를 나눴고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아들을 남겨두고 일가족이 목숨을 끊은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지인들은 집안의 장남인 A씨가 집안의 대가 끊기는 것을 염려한 나머지 아들은 남겼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아들에 대한 정신적 치료와 경제적 지원 방안 등을 강구키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부가 흉기를 들고 싸웠다거나, 아들이 의심스럽다거나 하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근거없는 내용이 퍼지고 있어 남겨진 중학생 아들의 더 큰 정신적 충격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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