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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트롯’ 침체된 트로트를 살려냈을까?
-트로트 오디션이 고려해야 할 점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2일 종영한 ‘미스트롯’ 제작진이 “모두 다 될 수 있을까라고 의심했던 ‘미스트롯’이 끝내 침체 됐던 트로트를 향한 대 국민적 관심을 끌어냈다는 사실 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전했다.

‘미스트롯’은 그 어떤 음악 장르보다 홀대 받던 트로트를 살려냈을까? 외형적으로는 그렇다. 2일 방송된 10회 평균 시청률이 18.1%(닐슨코리아)로 종편 사상 최고 예능 시청률을 기록했으니까.

하지만 ‘미스트롯’은 제작진이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해 선정적인 비주얼과 성 성품화를 의미하는 자막도 서슴치 않아 선정성 논란에도 시달렸다.

내가 만약 ‘미스트롯’ PD라면, 출연자들의 옷(스타일)을 최대한 품격 있게 입고와달라고 부탁했을 것이다. 트로트 가수 하면 반짝이 옷 아니면 원색 의상이 연상된다. 그런 촌스런(좋게 말해서 서민적인) 느낌을 바꿔 세련되고 품격있는 스타일의 트로트 가수를 부각시켜 트로트의 이미지까지 바꾸고 싶어서다. 물론 이 한 번의 시도로는 부족하겠지만, 그런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하지만 미스트롯은 붉은색 드레스에 미스코리아 미인대회 콘셉트를 차용하다 보니, 저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스코리아 콘셉트는 성인지 감수성, 젠더 감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구시대의 산물이다. 쓰레기 통에 집어넣어 폐기 처분해야 될 콘셉트를 2019년 여성 트로트에 집어넣는다는 것은 문화적 퇴보다. 특히 트로트는 MT와 회식, 행사를 신나게 해주는 문화적 순기능과 세대교감, 세대통합의 장점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 만큼의 인정을 못받고 푸대접 받는 장르다. 그렇다면 이런 부분을 더욱더 신경써야 한다.

‘미스트롯’이 잘 한 건 물론 있다. 인정해 줄 것은 인정해주자. 화려한 톱스타가 아닌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무명의 트로트 가수, 데뷔를 못하거나 무대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트로트 가수들을 출연시켜 다양한 재주를 뽐내게 했다는 점이다. 미스트롯이 부각시킨 송가인-정미애-홍자-김나희-정다경은 시청자들이 잘 몰랐던 가수였다.

TV에 나오는 트로트 가수는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그래서 금방 싫증을 느낀다. 그들보다 노래를 잘 부르는 트로트 가수가 부지기수다. 이건 정당하지 못하다. 그렇다 보니 유독 트로트 장르는 평가와 경쟁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세대교체와 신인발굴이 안되는 영역은 필연적으로 침체의 길을 걷게 돼있다.

트로트 오디션이 다양하게 열려 새로운 실력자를 배출하는 것은 얼마든지 좋다. 또 다른 트로트 오디션이 열린다면, 가사를 좀 더 중요하게 심사했으면 한다. 요즘 노래는 멜로디 못지 않게 가사도 중요한다. 앨범마다 메시지를 던져 세계관을 형성하는 방탄소년단을 보면 가사(스토리텔링)의 비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트로트는 가사가 별로 분석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건 가사가 쉽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다.

‘아주 그냥 죽여줘요~’와 같은 단세포적이고 원색적 표현보다는 쉬우면서도 상징과 비유가 포함된 재기발랄한 가사들에 점수를 더 주자는 얘기다. 그래야 커버곡보다는 새로운 트로트 노래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 더불어 ‘이미자, 나훈아, 남진, 주현미, 장윤정 워너비’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독자적인 컬러로 승부를 거는 후배들이 많이 나와야 트로트의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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