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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와 시대’의 시작…나루히토 새 일왕 “국민 행복ㆍ국가 발전ㆍ세계 평화 기원”
나루히토 새 일왕이 마사코 왕비와 함께 1일 진행된 즉위 의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AP]
1일 오전 왕가 상징 ’삼종신기’ 넘겨받는 즉위 의식 진행
아베 총리 등 만난 자리에서 첫 즉위 소감 밝혀
전문가 “새 일왕의 첫 발언 향후 레이와 시대 관통할 시대 정신 담고있어”




[헤럴드경제]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이 1일 오전 즉위 행사를 갖고 지난 30일 퇴위한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뒤를 이은 제 126대 일왕의 자리에 공식적으로 올랐다.

나루히토 새 일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즉위 행사 후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세계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면서 첫 즉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베 총리와 부처 장관 등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이처럼 소감을 밝히며, “헌법에 따라 일본 국가 및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서약한다”고 말했다.

10분간 진행된 즉위 행사에서 새 일왕은 왕가의 상징이자 권력의 상징이기도 한 청동검과 청동거울, 굽은 구슬 등 ‘삼종 신기’를 넘겨받았다.

BBC는 “질서와 화합을 의미하는 새로운 ‘레이와’ 시대가 1일 자정부터 시작됐으며 이는 나루히토 새 일왕의 통치 기간만큼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989년 즉위한 오른 아키히토 일왕은 고령의 나이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왕위를 내려놓을 것이라 밝혔다. 그는 마지막 연설에서 “우리나라와 세계인의 안녕, 그리고 행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나루히토 일왕의 공식 즉위에 앞서 전문가들은 새 일왕의 첫 발언에 주목해왔다. 나루히토 새 일왕이 첫연설을 통해 ‘레이와’ 시대를 관통할 일본의 시대 정신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다.

포틀랜드 주립대학의 일본연구센터장인 켄 루오프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아키히토가 즉위할 때 그는 사회복지와 평화에 대해서 말했다”면서 “나루히토 새 일왕의 첫 마디는 새 일왕의 앞으로의 계획을 짐작케 할 것이며, 그것은 새로운 시대의 분위기를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선대왕인 아키히토 일왕이 상징적인 존재로서의 권위를 벗어던진 행보를 보이면서 국민적 귀감이 돼왔다는 점에서 그의 장남이 이끄는 ‘새 시대’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은 분위기다.

실제 아키히토 일왕은 1995년 6500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낸 대지진 이후 고베 지역을 방문해 생존자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1년 쓰나미 사태 당시에도 그는 생존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손을 뻗었다.

루오프 센터장은 “이것은 아키히토 일왕이 헤이세이 세대에 지향한 목표였다”면서 “질병이나 재난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그를 많은 일본인들의 귀감으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역대 나루히토 새 일왕의 공개 발언들을 통해 분석가들은 향후 레이와 시대의 일본의 모습을 추측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일본은 저출산, 고령화 등 수 많은 문제에 직면에 있으며, 비록 정치권력은 없지만 나루히토 새 일왕이 어떤 목표를 갖고 있냐에 따라 정책의 ‘톤’이 조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나루히토 일왕이 전통적 일본 군주제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또한 외교관 출신인 부인 마사코의 배경으로 볼 때 국제적 문제에 대해서도 더 깊게 접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루히토 새 일왕은 지난 2017년 “과거로부터 다양한 것을 배워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전통을 확고히 계승하는 동시에, 황실이 앞으로 맡아야 할 이상적인 역할도 추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생일을 맞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왕실 내 남성 비율의 감소를 지적하며 여성이 왕실을 떠나야하다는 일 군주제의 전통이 향후 왕실의 미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여성이 왕위에 오를 수 없으며, 왕실에서 태어난 여성은 왕권을 포기하고 결혼 후 공식적으로 가문을 떠나야 한다.

도쿄 템플 대학의 아시아학 책임자 제프 킹스턴은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그는 자신의 발언을 통해 여성의 승계를 지지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국 민족주의의 지배력이 확대되면서 점차 분열되고 있는 현 국제 정세 속에서 나루히토 새 일왕이 어떠한 국제관을 제시할 지도 주목된다. NYT는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교육받았으며, 하버드대 학위 취득 외교관 출신인 부인 마사코와 함께 그는 일본의 국제관을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BBC는 “일본 국민들은 해외 유학을 통해 외국 경험이 있는 나루히토 새 일왕과 마사코 왕비가 일본인들의 삶 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도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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