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럼프, 비폭력 이슬람 운동단체 ‘무슬림 형제단’ 테러조직 지정 추진
무슬림 형제단 [로이터]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에게 테러조직 지정 요청
충분한 검토없는 독단적 결정…“시리아 철수와 같은 상황” 비판
백악관 내에서도 논쟁의 도마 위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대 이슬람운동 단체인 무슬림 형제단(The Muslim Brotherhood)을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무슬림 형제단이 비폭력 운동을 표방, 최근 전세계를 테러 위험의 영향권으로 몰아넣고 있는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 등 무장단체의 활동과 선을 긋고 있다는 점에서 테러조직 지정 움직임을 둘러싼 반대의 목소리도 적잖은 상황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무슬림 형제단에 대한 테러조직 지정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대통령은 자신과 우려를 공유하는 지역 지도자, 국가안보팀과 논의했다”고 전했다.

특정 단체가 테러조직으로 지정될 경우, 해당 단체와 교류하는 회사나 개인 역시 광범위한 경제적 제재와 여행 금지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

이날 백악관이 언급한 지역 지도자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일 가능성이 높다. 외신들은 지난 9일 워싱턴을 방문한 엘시시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공식 회담에서 무슬림 형제단을 테러 단체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백악관 내부에서도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NYT는 “이 제안은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한 여러 무서의 고위급 정책입안자를 포함해 행정부 내에서 치열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무슬림 형제단이 폭력 행위와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테러 조직 지정은 부절적절하다는 반박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 행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928년 이집트에서 설립된 무슬림 형제단은 1940년대 들어 비밀 무장 일당을 결성해 영국의 식민 통치에 대항했다. 이후 일부 조직원들이 테러를 가담하기도 했지만, 1960대 들어 무슬림 형제단은 비폭력 단체를 표방하며 선거 민주주의를 지지했다.

다만 일부 보수적인 반무슬림 운동가들은 무슬림 형제단을 여전히 테러의 온상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슬림 형제단은 현재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테러조직으로 지정된 상태다.

무슬림 형제단은 자신들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기 위한 미국의 움직임이 알려지자 “온건하고 평화적인 사고와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에 따라 지역사회와 인도주의에 봉사하기 위한 정직하고 건설적인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정부의 전문가들은 충분한 조사없이 외국 지도자와 대화만으로 대통령이 중대한 외교 정책을 결정하려 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는 시리아 미군 철수라는 대통령의 과거 결정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