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美ㆍ러, 6자회담 신경전…“푸틴, 러 이익만 생각”ㆍ“北, 美 주변지역 아니다”
-美 볼턴, 푸틴 거론 6자회담 “실패한 접근법”
-러 “북러정상회담, 美 외교실수 바로 잡아”

지난주 북러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북중정상회담과 미일정상회담 등 한반도정세 유관국들 간 릴레이 정상회담이 이어졌지만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 논의 출구는 마련하지 못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대통령이 북러정상회담을 갖는 모습(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 총리와 미일정상회담을 개최한 모습. [헤럴드DBㆍAP]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논의가 한층 더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지난주 북러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중러정상회담과 미일정상회담 등 한반도정세 유관국들의 정상외교가 잇따랐지만 반전의 계기는 마련하지 못했다. 여기에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중단된 북핵 6자회담 재개 여부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까지 펼치는 모습이다.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거론한 6자회담 카드에 선호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6자회담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선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6자회담은 이미 실패한 접근방법이라고 단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푸틴 대통령이 늘 러시아의 이익만 생각한다며 대북제재 이행을 촉구했다.

미국은 북미 간 비핵화해법을 놓고 여전히 큰 간극을 보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플레이어가 늘어나는 6자회담이나 다자협상체제는 상황을 더 복잡하게 할 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특사는 지난 26일 “주요 당사국인 미국과 북한이 양국 간 입장 차이를 극복하고 6자회담 형식에 불만이 없다면 필요하다”면서도 “미국과 북한이 핵합의를 도출하는데 있어 6자회담의 이점은 없다”고 했다.

반면 한반도정세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내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등이 참여하는 다자체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줄곧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는 특히 북러정상회담을 전후해 미국에 대한 견제도 강화하는 기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8일 “미국이 북한을 상대하는 것은 미국의 주변 지역이 아니라 우리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이라면서 “우리에게 북한은 인접국이며 국경을 맞댄 나라로, 러시아가 북한 문제를 다루는 것은 우리 지역 안에서 활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게 북한 문제는 태평양 건너 이슈지만, 러시아에게는 역내 현안이라는 얘기다. 러시아 외무부는 북러정상회담 직후 미국이 그동안 한반도와 연관된 문제에서 한 일들로 지역정세를 혼돈에 몰아넣었다며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 외교가 저지른 이 같은 실수를 수정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러정상회담 뒤 곧바로 이어진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북중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한반도정세에 대한 견해를 교환했다고 밝혀 6자회담 카드를 비롯한 북한 체제안전보장 방안을 둘러싼 북중 정상 차원의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중국 관영매체도 6자회담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유일한 효과적 방법이라고 호응했다.

한반도 4강의 한축인 러시아가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높인다면 가뜩이나 꼬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여정은 보다 더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다만 현시점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6자회담을 놓고 대립을 격화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외교소식통은 “푸틴 대통령이 6자회담을 거론했지만 본인 스스로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했고 한국과 미국 차원에서 북한 체제안전보장이 안될 경우라는 전제를 달았다”며 “완곡하면서도 조심스런 접근으로 러시아가 대북압박에 방점을 두는 미국과 대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