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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주택 시장에 대한 ‘가짜논리’

  • 기사입력 2019-04-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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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나온 국내 한 금융기관 경영연구소의 ‘주택시장 진단’ 리포트. ‘주택거래량 변화는 주택경기의 선행지표’라는 전제로 거래량이 급감한 현재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요약하면 정부의 ‘강력한 규제’는 ‘거래량 감소’로 이어졌고, 거래량 감소는 ‘집값 하락’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정부가 규제 강화 기조를 변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므로 집값 하락 추세는 단기간에 끝날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는 반만 맞는 이야기다. 일단 정부 규제가 현재 거래량 감소의 원인인 것은 누구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언제나 주택시장 과열 시기 정부가 강력한 규제 정책을 내놓으면 일시적으로 거래가 줄었다. 집주인이나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일단 규제의 내용을 파악하고, 어떻게 대응할 지 판단하는 시간이 필요해서다.

하지만 거래량 감소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대목은 100% 사실은 아니다. 거래가 줄어든 이유가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은 데 정부가 규제를 발표하니 ‘잠시 대기’인 경우가 많다. 소위 ‘매수자-매도자 눈치보기’ 장세다. 스물두번이나 부동산 규제 대책을 내놓았던 노무현 정부 때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된다. 규제방안이 발표된 직후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개월까지 거래가 급감했다가 다시 거래가 살아나면서 집값이 뛰는 걸 반복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규제 종합 백화점이란 평가를 받았던 '8.2대책',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한 '2.21대책', 투기과열지구 조정지역을 추가로 지정한 '8.28대책' 등 부동산 대책이 나왔을 때마다 일시적인 거래 소강상태가 나타났지만, 곧 거래가 늘면서 집값이 뛰었다.

다만 경기 사이클로 따졌을 때 '대세 하락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이때 거래량 감소는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초기를 떠올리면 쉽다. 당시엔 ‘거래량 감소-집값 하락’ 공식은 상식이었다. 매수세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거래가 없으면 계속 급매물이 쌓였고, 집값은 하락했다. 당시 정부는 노무현 정부 때와 반대로 무수한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시장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집값 하락기에도 정부 정책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는 했지만 대세를 거스르는 동력은 되지 못했다.

모든 결과엔 원인이 있다. 최근 주택시장을 진단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정부정책을 집값 하락의 원인으로 꼽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기 때문에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런 진단은 논리적으로 틀렸다. 정부 정책과 집값은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이기 때문이다. 집값을 결정하는 요인은 수십가지나 된다. 정부 정책 뿐 아니라, 시중에 풀린 돈의 흐름, 주택 공급량, 국내외 경기, 금리, 지역별 각종 개발 호재(혹은 악재), 남북관계, 교육제도, 고용률 등 다양한 요소로 최종 결정된다. 향후 주택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예측하기 힘든 건 이 때문이다. 

지금 주택시장이 '대세하락기 초기'인지, '상승기의 일시적 조정장세'인지 판단하는 건 쉽지 않다. 대세하락기 초기라면 주택 수요는 더이상 추가 매수 여력이 없어야 한다. 공급은 누가봐도 과잉이라고 할 만큼 미분양이 늘고, 급매물이 쌓이기 시작해야 한다. 주택시장을 둘러싼 경기 여건도 기대하기 힘들어야 한다. 지금 상황이 그런가? 

판단을 달리해 만약 현재 상황이 상승기인데 정부 규제책으로 인한 일시적 거래 소강기라면 여전히 매수 여력이 있어야 한다. 조금만 시장변화가 생기면 추가 매입을 하려고 준비하는 수요가 있어야 한다. 급매물과 미분양이 쌓일리 없다. 조금만 싸면 사는 사람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금 주택시장은 어떤가? 
 
어떤 경우라도 몇가지 요인만으로 향후 주택 시장을 결론 짓는 사람이 있다면 조심하시라. 결과를 놓고 원인을 끼워 맞추는 오류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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