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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EU 브렉시트 수정 합의…‘안전장치’에 변화 주기로
EU, 영구적용 않기로 보장…英, 일방적 종료권한 획득
12일 하원서 수정 합의안 승인투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왼쪽)와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 제2승인투표를 하루 앞둔 11일(현지시간)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 수정 합의를 타결했다.

양측은 영국 내에서 가장 큰 반발을 일으킨 ‘안전장치(backstop)’에 법적 구속력 있는 변화를 주기로 합의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오후 유럽의회가 있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를 방문해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만났다.

양측은 두 시간 이상 논의한 끝에 브렉시트 수정 합의에 도달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영국과 EU는 두 건의 문서를 통해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크게 세 가지를 수정하기로 했다.

우선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합의된 EU 탈퇴협정과 비슷한 법적 무게를 지닌 공동 법률문서를 통해 EU가 고의적으로 미래 무역협정에 실패함으로써 영국을 영원히 ‘안전장치’에 가두도록 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보장하기로 했다.

만약 EU가 이같은 시도를 할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EU가 합의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영국은 안전장치를 중단할 수 있다.

‘안전장치’는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국경에서 엄격한 통행·통관 절차가 부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르면 영국과 EU가 별도 미래협정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영국 전체가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해야 한다.

그러나 종료 시점이 명시되지 않아 영국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의 반발을 사 왔고, 이에 메이 총리는 EU와 안전장치를 비롯한 브렉시트 합의안의 재협상을 논의해왔다.

또한 양측은 ‘미래관계 정치선언’에 관한 공동성명을 통해 2020년 말까지 새로운 기술을 국경에서 적용하는 방식으로 안전장치를 대체할 수 있는 협정을 맺기로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향후 미래관계 협상 시작 단계에서부터 안전장치 대체협정을 논의하기 위한 별도 트랙을 마련하기로 했다.

셋째는 영국에 ‘안전장치’에 관한 일방적 종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만약 안전장치가 가동된 상황에서 영국과 EU 간 미래관계 협상이 결렬돼 합의 가능성이 사라지면 영국이 안전장치 적용을 중단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로 했다.

메이 총리는 이같은 수정 합의안을 12일 하원에서 토론한 뒤 승인투표에 부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내용은 하원 토론에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은 이날 합의된 내용에 대한 법률적 분석을 실시한 뒤 이를 하원에 제시할 예정이다.

사실상 부총리 역할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리딩턴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하원은 그동안 ‘안전장치’와 관련해 법적 구속력 있는 변화의 필요성을 명확히 해 왔다”면서 “오늘 우리는 이같은 변화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합의가 “매우 의미있는 법적 확약”이라고 강조하면서, 만약 영국 의회가 이를 또다시 부결한다면 세 번째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치에서 때로는 두 번째 기회를 갖게되지만 세 번째 기회는 없다. 이번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브렉시트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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