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중국 양회] ‘박수부대’ 정협 위원들, 미중 문제에 입 꼭 다물어
홍콩 언론들 정협 유명무실 지적
미중무역 언급 없어…나쁜일 감추는 정치 관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식이 열리는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서 참석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3일 개막하면서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시작됐다. 양회의 다른 한 축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ㆍ국회 격)는 5일 개막한다.

정협은 중국의 특수한 정치 시스템으로 노조, 부녀회 등 사회조직, 문화경제계 등 직능대표, 소수민족 대표 등으로 구성된 정책자문기구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정부에 반기를 들거나 의미있는 제안을 하지 못하면서 ‘정치 꽃병’이나 ‘박수 부대’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협이 3일 개막한 가운데 홍콩 언론들 사이에서 정협이 갈수록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비등해지고 있다.

홍콩 핑궈르바오는 정협이 간혹 의미있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이제는 정말로 무색무취가 됐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왕양 정협 주석의 개막식 연설을 두고 미중 무역 전쟁이 중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었음을 비난했다.

왕 주석은 지난 1년간의 실적을 발표하고 올해 건국 70주년을 가장 중대한 업무로 거론하는 한편 시진핑 주석의 사상을 학습하고 관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핑궈르바오는 “미중 무역갈등에 대해 제때에 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건의해야 하지만 안 좋은 얘기는 꺼내지 않고 좋은 얘기만 하는 중국 정계의 관성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싱더우 베이징이공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지도자들은 미중 무역마찰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왕양의 보고서는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정협 위원들을 바보로 만들고 국민들을 마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중국 양회에서 미중 무역 전쟁은 ‘방 안의 코끼리’라고 지적했다. 방 안의 코끼리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누구도 먼저 말하기를 꺼리는 거대한 문제를 의미한다.

참가자들도 관련 질문에 답을 피하거나 말을 아꼈다. 칭화대 경제학 교수이자 전 인민은행 통화정책 자문이었던 바이총엔 교수는 무역 전쟁이 중국 경제와 위안화 환율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질문을 받자 “모르겠다”, “나는 예측할 수 없다”라고 답하며 자리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협 위원인 리요우샹은 중국 경제에 대한 무역 전쟁의 여파를 “아직 고려한 바 없다”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