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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오로지 돈,돈,돈…” 정보기관 보고도 경제에 치중
안보소홀…국가적 피해 우려

2일(현지시간) 보수정치 행동회의 참석해 미국 국기를 꼭 안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트럼프 대통령이 알고 싶어하는 것은 어느 나라가 더 많은 돈을 벌 것인지, 혹은 재정적으로 이득을 볼 것인가, 그뿐이다”(전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

최근 미국 정보기관의 대통령 ‘정례 보고(브리핑)’가 ‘경제 문제’에 과하게 치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정보기관의 보고가 이익 셈법에만 치중된 나머지 정작 대통령이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가 빠짐으로써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관들이 자신들의 정례 보고 내용이 ‘순진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 이후, 대통령이 가장 듣기 원하는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춰 보고 형식을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월 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이란, 이슬람국가(IS) 등의 동향을 분석한 정보기관의 보고서를 놓고 “(당국자들은)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고 공격했다. 당시 정보기관은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이 작고, 이란이 핵 합의를 명목상 따르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기관의 정례 보고에 대한 회의감을 수차례 드러낸 바 있다. 매일 정기적으로 이뤄졌던 보고도 주 2회로 줄였다. 해리 S. 트루먼 대통령 시절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매일 연방수사국(FBI), 국방정보국(DIA),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으로부터 각 나라의 동태와 미국을 둘러싼 각종 위협, 그리고 보안수준이 높은 각종 가십에 대한 보고를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미국에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느냐’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3일에도 한미 양국이 올해부터 키리졸브 연습 및 독수리 훈련을 종료하고 소규모 훈련을 하기로 한 것과 관련,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국과 군사훈련을 원치 않는 이유는 돌려받지 못하는 수억 달러를 아끼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의 회의론이 거듭되자 정보기관들은 정례 보고를 대통령의 ‘입맛’을 맞추는 길을 택했다. 오늘날 정보당국은 매일 미국이 직면하는 ‘위협’을 그래프와 경제 자료를 이용해서 설명한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중국의 간첩행위에 대해 경고하고, 흑해(黑海) 내 해운 활동 동향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세를 해석하는 식이다.

NYT는 “정보기관 당국자들은 대통령의 질문에 대답하려고 일을 하고 있으며, 그가 세상을 보는 시각에 (보고를)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잠재적인 테러 음모나 은밀한 첩보활동 등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이슈를 다룰 때 경제와 무역에만 치중한 나머지 전통적인 국제 안보 분석에는 소홀하고 있으며, 향후 국가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해외 안보 문제는 국내 경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는 앵거스 킹(메인주) 상원의원은 “(경제 정보만을 원하는 것은) 기관들이 안보문제를 소홀하게 만들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대통령이 들어야 할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면서 “현재 대통령의 문제는 ‘내가 듣고 싶지 않은 것은 말하지 마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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